제85화
신세희의 눈이 기대로 반짝거렸다. 그건 디자인에 특화된 최신 사양의 노트북이었다. 얇고 가벼우며 예쁘기까지 한 걸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노트북은 카메라보다 더 사치였다. 그녀는 적어도 반년, 혹은 일 년, 심지어 이 년 동안 노트북을 살 계획이 없었다.
"마, 마음에 들어요."
늘 얼음처럼 차갑기만 했던 신세희지만, 지금은 도저히 침착할 수 없었다. 말을 하며 침을 꼴깍 삼키는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머리를 긁적이며 민망한 듯 웃었다.
"내가 너무 바보 같았죠?"
"......"
그는 한 번도 이런 모습의 신세희를 본 적 없었다. 바보 같고, 풋풋하고 웃을 때는 순진한 아기 같기도 한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이십 대 소녀다웠다.
부소경은 별다른 대답 없이 노트북을 신세희 쪽으로 밀어주며 몸을 일으켰다.
"가져."
신세희는 가운만 입고 있는 그를 보며 그가 목욕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알아차렸다. 아마 일부러 여기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을 것이다.
늘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차분했던 머리카락은 차가운 그의 인상을 더 부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스러운 상태로 부드럽게 그의 이마에 흘러내린 채 눈썹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를 반쯤 덮고 있으니 예전처럼 딱딱하지 않았다.
문득 다섯 시간 전, 한쪽 팔로 자신을 감싸며 눈과 귀를 막아주던 손길이 떠올랐다. 다른 한 손을 창밖으로 뻗으며 차가운 무기로 사람을 죽였던 그 순간까지...
그러나 지금 이 시각, 그녀는 그가 무섭지 않았다.
재빨리 고개를 숙인 신세희가 옅게 미소 지었다.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신 지금 조금 <커여운> 것 같아요."
말을 마친 신세희는 노트북을 안은 채 자신의 방으로 사라졌다.
홀로 남은 부소경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커... 뭐?'
부소경은 그 자리에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상대가 신속하게 전화를 받았다.
"도련님, 세희 아가씨께서는 이미 올라가셨습니다."
"커여운이 뭔데?"
그가 물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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