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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그러나 부소경은 달랐다. 신세희는 매우 차분한 상태였다. 그러나 부소경은 그녀보다 더 차분했다. 부소경은 마치 신세희가 공기라도 되는 것처럼 전혀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하필 이때 부소경이 갑자기 몸을 돌리며 말을 걸었다. "담배 피워도 돼?" 깜짝 놀라 옷자락을 놓친 신세희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창문을 연 그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매끄러운 동작으로 담배를 입에 문 그는 천천히 담배를 빨아들였다. 신세희는 그가 담배 연기를 내뱉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놀란 신세희가 다시 곁눈질해보니 그는 연기를 내뿜지 않는 게 아니었다. 연기가 서서히 호흡처럼 창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는 차분하고 느긋했다. 신세희는 이렇듯 고고하게 담배 연기를 내뱉는 사람은 본 적 없었다. 왠지 성숙한 남성미가 느껴졌다. 신세희는 조금 멍하니 쳐다보다가 얼굴을 붉혔다. 담배 냄새가 그녀의 콧속으로 스며들자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가벼운 기침을 했다. 부소경은 즉시 태반이나 남은 담배를 끄고 창문을 전부 열었다. 엄선우가 자꾸 백미러를 흘끔거렸다. 부소경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래?" "도련님, 누군가 미행하는 것 같습니다." 특수 기관 출신인 엄선우는 일당백의 역할을 할 만큼 뛰어난 자였다. 그는 겉으로는 부소경의 비서이자 기사의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부소경의 경호원이었다. "인적이 드문 간선도로 가." 부소경이 차분하게 결정했다. "알겠습니다!" 엄선우가 재빨리 핸들을 돌렸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차체는 시내를 벗어나 외진 도로로 향했다. 부소경은 옆에 있는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놀랍게도 그녀의 눈빛은 호수처럼 잔잔했다. "무서워?" 그가 물었다. "아니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해명했다. "난 수감생활을 했던 사람이에요. 감옥도 잔인한 곳이라... 본 게 많아요." 부소경은 즉시 운전석의 엄선우에게 말했다. "누가 보냈는지 알아봐. 필요하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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