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화
”그뿐이에요. 내가 오늘 임서아를 밀어버린 건 며칠 전에 당신이 좀 잘해준 거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내가 당신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착각해서 저지른 일이 아니란 말이에요. 내가 그렇게 착각하게 만들었다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요.”
신세희는 부소경을 밀쳐버리더니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곧이어 그녀는 자신의 물건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짐은 무척이나 적었다. 한 켤레밖에 없는 신발은 이미 그녀의 발에 신겨져 있었고 갈아입을 옷도 한 두벌밖에 없었다. 그녀는 간단한 샤워용품들을 낡은 가방 안으로 넣었다.
신세희는 가방을 챙겨 방을 나왔다. 집을 빠져나가는 길 내내 그녀는 부소경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깊은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부소경은 창가에 서서 멀리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내내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단호했다. 조금의 미련도 없는 듯했다.
두 사람은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친절할 때는 누구보다도 따뜻한 사람이지만 단호하게 일을 처리 해야 할 때는 그 누구보다 단호하고 냉철했다.
집을 나온 신세희는 가격이 저렴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호텔에서 묵게 되었을 때, 그녀는 계속 자신에게 못된 말을 하며 상처를 주던 조의찬이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졌다. 조의찬은 유일하게 그녀의 마음을 감동시킨 존재였다.
조의찬은 그녀에게 60만 원을 빌려주었다. 그녀는 그 돈으로 하숙민에게 밥을 몇 번 사주었다. 엄선우에게도 작은 손난로를 선물해주었고 며칠 전에는 부소경이 선물해준 노트북으로 작은 생활용품 몇 개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 물건들이 아직도 배송 중이라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게다가 주소도 부소경의 집을 적었는데…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잖아? 어차피 내가 쓸 것도 아니었고.
노트북이 없어진 탓에 그녀는 디자인팀 동기들에게 그려주기로 한 설계도를 완성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신세희는 일찍 하숙민의 병원에 갔다가 바로 회사로 출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 도착한 그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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