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솔직하게 말하다

내 뒤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만약 그가 정말 위임장을 썼다면 그들은 떠나야 할 것이었다. 나는 한발 다가가 그가 들고 있는 서류를 보고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 JJQQ도 사인이라고 하는 거예요?" "지훈이가 그때 혼수상태였는데, 당신들이 어떻게 사인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현장에 변호사 있었어요? 증명할 수 있는 의료진 있었어요?" "지훈이가 자기 입으로 위임장 쓴 적 없다고 했는데 지금 위조한 거예요?" 배지훈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는 그냥 그가 모른다는 걸로 단정 지었다. 원래 의식이 흐릿했기에 그런 상태에서 정말 본인의 이름을 사인했다고 해도 법적 효력이 없었다. 나도 알고 배진호도 그걸 알았다. 그는 원망에 차서 나를 노려보았다. "이게 배지훈이 사인한 거야, 내가 불법을 저질렀을 것 같아?" "걔가 깼다고 하니까 우리 가서 물어보면 되겠네, 가자!" 그는 정말 몸빼기를 잘했고 정말 자기 사람을 데리고 떠났다. 큰아버지가 내 옆을 지나갈 때 날 부딪치려고 했는데 구연서가 그를 밀어버렸다. "뚱땡이, 역겨워." 그녀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고 나는 얼른 그녀를 잡아당겼다. 그녀는 계속 배성 그룹에 남아야 하는데 이런 소인배를 건드리지 않는 게 좋았다. 일이 마무리되었고 나는 모든 사람들한테 먼저 각자 자기로 돌아가라고 했고 일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유가족한테 배상도 해야 했고 홍예 회사를 고소해야 했고 여론도 눌러야 했다. 특히나 요 며칠 배진호가 회사 분위기를 다 흐려버렸는데 그것도 제때 잘 처리해야 했다. 어르신이 전화와서 이미 배지훈을 데려갔다고 했고 난 그제야 안심했다. "하연아, 너도 본가에 올래? 내가 사람 여럿 보낼게." "할아버지, 제가 회사 근처에 호텔 잡았어요, 일이 너무 많아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할아버지는 더 말하지 않았다. 난 배지훈과 이혼할 거기에 확실히 적게 만날수록 좋았고 배씨 가문과도 왕래하지 않는 게 제일 좋았다. 구연서도 거의 매일 나와 같이 추가 근무를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