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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장 퇴장

3년 동안 나와 같이 했던 반지를 보자 나는 조금 울컥했다. 그 반지를 손에 꼈을 때 기뻤던 만큼 지금 슬펐다. 배지훈은 아마 영원히 내 마음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이해하길 바라지도 않았다. "하연아, 미안해, 네가 저혈당인지 몰랐어. 그때 네가 많이 무서웠지? 그래서 반지 판 거지? 그렇지?" "내가 유 비서한테 네 카드에 2억 이체하라고 했어, 네가 쓰고 싶은 대로 써, 더 이상 반지 안 팔아도 돼." 그는 일어나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고 나한테 반지를 끼우려고 했다. 나는 뒷걸음쳤고 다른 감정은 전혀 없었다. 그가 구연서한테서 들은 대로 가서 반지를 찾았고 심지어 다시 사 왔는데, 내가 대체 무슨 병에 걸렸는지는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거였다. 나는 기뻐해야 할지 속상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내 상황에 별로 관심 있는 것 같지 않은데 하필 지고지순한 척을 하는 거였다. 내가 끼기 싫어하자 그는 또 지난번 기념일 파티에서 나한테 줬던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 "이 반지는 너 주려고 산 거야, 네가 지금 너무 말라서 커진 거야, 다른 사람 주려고 했던 거 아니야." 그는 고집스럽게 반지를 내 손에 끼웠다. 나는 머뭇거리면서 반지를 쳐다보았다. 그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지만 나는 더는 관심 없었다. 나는 반지를 다시 그의 호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이렇게 귀한 반지 넣어둬, 됐어." 어차피 이혼할 건데 이렇게 비싼 반지를 선물 받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화가 난 것 같았지만 바로 화를 참고 우리 결혼반지를 꺼냈다. "네가 추억을 좋아하는 거 알아, 이건 너무 커서 평소 하기 불편하니까 이게 더 낫겠네." "배지훈, 내가 팔았다는 건, 더는 가지기 싫다는 거야, 나한테 줄 필요 없어." 나는 반지르르 꺼내 바로 테이블에 놓았다. 그 반지는 나한테 정말 의미가 없었다. 이 결혼처럼 말이다. 배지훈이 더 말하려고 했는데 여진아가 노크도 하지 않고 바로 들어왔다. "훈아, 내 옷 예뻐? 이건 최신상 가방이야, 하얀색 가방 정말 너무 귀엽잖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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