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돌려줄게

배지훈은 계속 변호사한테 여진아를 보석하라고 했고, 우리도 합의를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니 그녀는 당연히 나올 수 있었다. 변호사의 낯빛이 어두운 걸 보고 나는 그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배지훈의 뒷수습을 하느라 정말 수고가 많았었다. 좋은 점을 받았기에 구연서도 별말 없이 바로 합의서에 사인했다. 경찰은 더 당부하고 나서 여진아한테 보증서를 쓰게 했고 그제야 완전히 그녀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여진아가 울음을 그치고 오히려 우리를 독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강하연, 네가 돈밖에 모를 줄 알았어, 훈이 회사가 그 정도 돈보다 못해?" "넌 배지훈 사랑하지 않아,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돈만 뜯어내고 있잖아!" "넌 돈에 미친년이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훈이 옆에 있는 건데? 넌 그냥 훈이를 웃음거리로 만들뿐이야!" 배지훈은 그녀의 뒤에 서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나를 수심이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그를 보았고 억지스럽고 무시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가 안 사랑해? 너무 사랑해서 내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거야.' 하지만 지금은 사랑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거의 없어질 거라고 확신했다. "배지훈한테 말해, 빨리 이혼 협의서에 사인하라고도 해." 나는 구연서를 데리고 떠났고 여진아를 더 보지 않았다. 그녀가 화가 나서 발을 굴렀지만 나는 더 상관하기 싫었다. 그녀는 지금까지도 내가 아니라 배지훈이 놓아주기 싫어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배지훈이 나와 이혼해 주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다. 여진아는 나한테 열받아 소리 질렀다. "강하연, 너 결혼반지 안 하고 다니는 것도 다른 남자들한테 네가 솔로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거 아니야?" "네가 전에 퀸카였고 많은 남자들이 널 좋아한 거 알아, 하지만 그게 뭐? 남편 있으면서 다른 남자를 넘 봐, 정말 괘씸해!"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들어 계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여진아는 초췌해 보였지만 동그란 얼굴에 큰 눈을 뜨고 있었고 일부러 그린 보조개까지 정말 나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