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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열 받다

문현수는 나를 데리고 죽집에 갔고 나는 의아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왜 여기로 왔어?" "네가 입맛이 없는 것 같아서 기름진 걸 못 먹을 것 같았어." 그는 의자를 빼고는 차를 따라주었다. 따뜻한 차를 마시자 확실히 상태가 좋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입맛은 없었다. 나는 죽을 주문했고 조금씩 먹었다. 문현수는 전혀 급해하지 않고 그렇게 눈웃음을 하면서 내가 죽을 먹는 걸 보고 있었다. 그가 갑자기 티슈를 꺼내 내 입을 닦아주려고 하자 나는 무의식적으로 피했고 그는 얼른 손을 치웠다. "입데 다 묻었네, 많이 배고팠나 봐." 나는 어색해하며 티슈를 받았는데 갑자기 등이 오싹해 나는 것 같았다. "아이고, 하연 언니, 회사에 안 온 게 선배랑 데이트하기 위한 거였어요?" 여진아의 역겨운 소리가 들렸고 내가 눈을 흘겼는데 맞은편에 앉은 문현수가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여진아는 나의 반응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일부러 배지훈의 팔짱을 하고 우리 둘 옆으로 걸어왔다. "그냥 죽 먹어요? 하연 언니, 어디 불편해요?" "문 대표님이 있으니 우리가 걱정 안 해도 되겠네요?" "언니가 유부녀라는 걸 잊었어요? 이렇게 나오면 보기 그런데." 배지훈은 그렇게 날 힐끗거렸고 여진아가 무슨 말을 하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입을 닦았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너희 연놈들도 당당하게 팔짱 끼고 나와서 밥 먹잖아?" "나랑 선배는 그냥 같이 밥 먹은 건데, 뭐가 부끄러울 게 있어?" 나는 가끔 여진아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낯짝이 너무 두꺼워서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었다. 내가 그때 그녀의 반만 뻔뻔했어도 배지훈이랑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그의 애물단지한테 반박하자 배지훈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강하연, 말조심해." "너랑 문현수가 데이트하면서, 뻔뻔하게 우리한테 연놈이라고 해?" 불이라고 뿜을 것 같은 그의 눈을 보며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뭐라고 해? 간통 남녀라고 할까?" "미안, 내가 디자인만 배워서 어휘력이 적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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