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머리가 빠지다

다음날 내가 깨어났을 때, 난 여전히 소파에 쪼그리고 있었지만 몸에 얇은 담요를 덮고 있었다. 배지훈은 침대에 가만히 앉아 나를 바라보았다. "일어났어?" 나는 몸을 움직였고 온몸이 시큰거렸다. 역시나 아무리 비싼 소파여도 잠을 자는 건 아니었다, 특히나 이런 일인용 소파는 더욱 자지 말아야 했다. 나는 목을 움직였는데 담이 온 것 같았다. 그가 손을 들어 눌러주려고 했는데 내가 바로 밀어냈다. "강하연, 너 대체 뭐 하려는 거야?" "소파에서 자더라도 나랑 같은 침대에서 자기 싫다는 거야? 넌 내 와이프야!" 나는 이혼이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삼켜버렸다. 지금 배성 그룹이 영향받고 있는데, 내가 부도덕하게 지금 이혼을 할 수 없었다. 이혼하더라고 비밀로 해야 했다. 게다가 지금 내가 이혼하겠다고 하면 그가 난리 쳤기에 창피한 건 집에서 하는 게 나았다. 나는 밖을 힐끗 보았고 구연서의 차를 보았다. 그때 마침 그녀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하연아, 나 왔어, 너 일어났어?" 시간을 보니 겨우 7시였다, 그 말은 그녀는 대여섯 시부터 일어났다는 거였기에 나는 미안해 났다. "10분만 기다려, 내가 샤워하고 바로 갈게." "너 뭐 하러 가는 거야?" 배지훈이 욕실 어구에서 들어오려고 했는데 내가 바로 밀어냈다. "구연서가 건강 검진하는데 같이 가는 거야, 걱정 마." 욕실 문을 닫고 나는 바로 잠가버렸다. 그가 들어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배지훈은 분노에 차서 문을 발로 찼지만 억지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나는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다급하게 문을 나섰다. 작은어머니가 밖에 있는 차를 보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하연아, 이렇게 일찍 회사에 가? 지훈이 안 기다려?" "죄송해요, 제가 친구랑 같이 병원에 가야 해서요." 나는 신발을 갈아신고 다급하게 문을 나섰다. 나는 배지훈이 2층 창문에서 나를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를 보고 싶지 않았다. 구연서는 하품하며 나를 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와서 사는 거야?" "너 안 괴롭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