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장 보고 싶어 해요

솔직히 말해서, 모청현이 일을 하라는 방법이 꽤 소용이 있었다. 사람이 하늘을 이길 수 있다고 했었다. 디자인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자 나는 강박증이 돋기 시작했다. 하루만 쉬자, 나는 정신이 맑아진 것 같았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의사와 간호사들이 모두 내가 자주 노트북을 보지 못하게 감독했다. 매일 일하는 것 말고, 의사들과 눈치 싸움을 해야 했는데 갑자기 생활이 재미있어진 것 같았다. 배윤성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을 때, 내가 마침 노트북을 이불 밑에 숨기고 있었다. 간호사가 엄숙하게 나를 보며 말했다. "또 이러시면 모 선생님한테 말해서 혼내라고 할 겁니다." 나는 입술을 오므리고 웃었다. 지금 나는 정말 모청현이 무섭지 않았다. 그가 겉으로 보기엔 무서웠지만 굽히고 들어가면 바로 마음이 약해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간호사한테 사정하고서야 전화를 받았다. "하연 누나, 어디 있어요? 수지한테 물었는데 안 알려줘서요, 학교에 찾으러 갔는데도 없더라고요." 그가 아직 귀국하지 않았던 게 생각났고 그날 일이 생각나서 난감해 났다. "무슨 일 있어?" "그게, 3년 전에 누나가 디자인했던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어요, 지금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구 팀장님이 잘 몰라서요." "누나한테 물어보지 말라고 했는데, 누나가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그가 보낸 자료를 보자 그때 프로젝트가 생각났다. 3년이나 끌어서 마무리한 걸 보면 배성 그룹이 정말 복잡한 것 같았다. "하연 누나, 봤어요?" "응, 봤어, 하지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간호사가 들어왔다. "강하연 씨, 주사 맞아야 해요." 배윤성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입원했어요? 어디 아파요?" "아, 괜찮아, 그냥 정상적인 치료야." "디자인 문제는 연서한테 표시하라고 해, 내가 돌아가서 볼게." 배윤성한테 내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아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가 입이 무겁다고 해도 배지훈이 뭔가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날의 그의 새빨간 눈만 생각하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