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장 골절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배지훈은 그제야 나도 있다는 걸 보고는 얼른 손을 놓았는데 강유나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하지만 그녀는 재빨리 또 배지훈의 목을 감싸고는 마치 이제야 나를 본 척하면서 입을 크게 벌렸다. "하연아, 미안해, 오늘 지훈 씨가 날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하려고 했는데 내가 발을 삐었어." "너 어디 아파? 지훈 씨가 일부러 널 버린 거 아니야, 모두 나 때문이야, 내가 너무 멍청해서 그래." 그녀는 억울한 척하며 배지훈의 어깨에 기댔고 배지훈은 눈을 흘기면서 하는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는데 얼굴에 "구해줘"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걸어가 그녀를 부추겼고 새빨개지지도 않은 그녀의 발목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 '차라리 더위를 먹었다고 하는 게 더 비슷하지 않겠어?' "괜찮아, 내 사촌 언니면 지훈이 누나인 것과 같잖아. 누나를 그냥 둘 수는 없지 않겠어?" 어차피 나랑 배지훈은 동갑이고 강유나는 배지훈보다 나이가 많았다. 여자는 당연히 자기가 늙었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했기에 바로 얼굴을 붉혔다. "강하연, 내가 월반한 거야, 난 그냥 너보다 두 살 많아." "맞아, 그러니까 언니잖아."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 무고한 척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학교 다닐 때부터 나는 그런 연기를 할 줄 알았었다. 그녀를 부축해서 응급실로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은 낯빛이 안 좋았지만 소비가 높은 사립 병원이었기에 상대방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저 살짝 삔 겁니다, 돌아가서 잘 휴식하면 돼요." "그냥 잘 쉬라고요? 저 너무 아파요." 강유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배지훈을 바라보았는데 배지훈은 휴대폰을 바라보았고 짜증이 난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싫어하는 여자한테는 정말 멀리했었다. "지훈 씨, 나 골절인 거 같아." '배지훈이 자기 남편도 아닌데, 정말 어이없어.' 의사 선생님은 하는 수 없이 진단서를 내밀었다. "그럼 엑스레이 찍고 확인해 보세요." "가족분은 바로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