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들었어요? 괴롭힘당하지 마세요." 허지은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네, 대표님. 쿨리난은 됐어요, 제 차로도 움직일 수 있어요." "제 차 운천해서 부성훈이 입을 막죠." 허지은은 그제야 주민호의 그 차가 바로 그의 얼굴이었고, 주민호 본인의 자본과 지위를 대표한다는 걸 알아챘다. "네... 알겠어요." "강 비서가 차 키 줄 겁니다. 처리하지 못할 일은 언제든지 찾으면 돼요,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그는 마치 먼 길을 떠나는 어른처럼 신신당부했다. 허지은은 이불로 얼굴을 반 가렸다. 주민호가 말을 마치고는 휴대폰을 내려놓았고 그녀도 바로 불을 껐다. 방은 순간 어두워졌고 허지은은 한참이나 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몸을 뒤척였고 주민호를 등지고 누웠다. 요 이틀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누워서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잠에 들었다. 소파에서 눈을 감고 있던 주민호도 고르게 숨을 쉬었고 잠자는 자세도 아주 훌륭했다. 무사히 하룻밤이 지났다. - 다음 날 아침. 허지은이 잠에서 깨어나 뭔가를 의식했을 때, 이미 벌떡 일어나 앉았다. 주민호는 이미 창문 앞에 서 있었고 소리를 듣고 머리를 돌렸다. "일어났어요?" "네." "일어나 준비하세요." 사실 허지은은 그가 아직도 가지 않은 게 놀라웠다.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는지 주민호는 한 손으로 창문에 기대 그녀가 있는 쪽을 향해 서서 가볍게 웃었다. "부성훈이 아직도 복도에 있어요." "부성훈 미쳤어요?" 밤새 기다렸다고?! 하지만 주민호 눈에는 그가 쌤통이라고 생각했다. 부성훈이 밖에 있어서 내가 깨어나기를 계속 기다린 거야? 허지은은 얼른 일어나 정리했다. "이불 개지 마세요." "네?" 허지은은 바로 주민호의 눈빛을 알아챘다. 조금 이따 호텔 직원이 청소하러 올 것이었다. 방이 작아서 한눈에 보일 테니 부성훈이 분명 문 앞에서 똑똑히 볼 수 있을 것이었다. 허지은은 이불을 마구 흩트려놓았다. "이러면 돼요?" 주민호가 걸어와 손을 들더니 허지은의 목을 가볍게 꼬집았다!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