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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부성훈은 한편으로는 자기를 다독였지만 한편으로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그의 세상에서 허지은은 영원히 밑바닥이었다. 자신한테 그렇게 소리 지르면 안 됐고, 뭔가 요구를 하면 안 됐고, 거역해서도 안 됐다. 그녀는 영원히 자신의 그늘에서 살아야 했고 그가 하는 말에 따라야 했다. 이런 상황이 7년이나 계속되었는데 허지은이 갑자기 반항하고 말을 안 듣자, 부성훈은 그저 그녀가 주민호를 등에 업고 겁을 상실했다고만 생각했다. 결국 그녀가 자신을 신경 쓰니까 그러는 거라고, 아니면 이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부성훈은 생각할수록 그런 것 같았다. 일부러 자기를 화나게 한다고 생각했다. 허지은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 참아야겠어, 허지은이 화가 풀리면 돌아올 거야! 그러면 허지은한테 야근 많이 해서 자수품을 만들라고 하고, 그럼 편인이 점점 더 좋아질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성진 그룹이랑 같은 지위가 될 거야! "어떻게 허지은을 달래야 해?" 부성훈이 갑자기 물었다. 차에 뛰어 들어온 비서는 밖에서 내리는 빗방울이 너무 무서웠다. 부성훈의 이렇게 초라한 모습을 보았으니 그의 성격이라면... "허 대표님을 달래게요?" 비서는 얼른 물었다. "대표님, 허 대표님이 뭘 좋아하세요?" 뭘 좋아하냐고? 부성훈은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 그는 허지은이 뭘 좋아하는지 전혀 몰랐다. - 차 안에서, 허지은은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적응 능력이 놀라웠다. 부성훈을 다시 만나서일까, 왜 이렇게 역겹지? "저 토하고 싶어요, 대표님 차 좀 세워주세요. 저 내릴 테니까 먼저 가세요." 차가 멈추자 허지은은 내려서 토했다. 신체적인 것과 생리적인 역겨움 때문에 눈물까지 나왔다. 바로 그때 소나기가 내렸다. 고작 1분 정도였지만 콩알만 한 빗방울이 그녀의 몸에 떨어졌고 너무 아팠다. 그녀가 힘들게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데, 비에 젖은 구두가 시선에 들어왔다. 허지은이 머리를 들어보니 주민호였다. 그녀는 주민호의 기사인 줄 알았었다. 그는 검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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