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장
차의 분위기가 조용해지자 허지은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겁에 질리거나 어색하게 시선을 돌리지 않고는 여전히 그를 바라보았다.
주민호는 한참 지나 메일을 마저 보고서야 눈을 마주쳤다.
그는 등받이에 기대 팔을 두 사람 사이에 있는 팔걸이에 올려놓았다.
"이 정도로 티를 냈는데도 모르겠어?"
주민서도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허지은은 속눈썹이 세차게 떨렸고 순간적으로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이 미친 듯이 돌아갔는데, 너무 빠른 나머지 아무것도 잡을 수 없었다.
그녀의 멍한 모습을 보며 주민호는 웃음을 참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응, 좋아해, 너 좋아해."
허지은은 드디어 정신을 차렸지만 완전히 차린 게 아니었기에,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왜 좋아하는데?"
주민호는 아주 빨리 답했다.
"착해서."
허지은은 안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 착하다는 건 속이기 쉽다는 거겠지?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눈빛에는 부끄러움과 어색함이 전혀 없었고 또렷함만 남았다.
"그리고 또 있어?"
주민호는 이런 질문에 대답해 본 적이 없었다.
왜 좋아하냐고?
그가 대표님으로서의 버릇이 그때 튀어나왔다. 그는 말의 속도가 빨랐지만 아무 차분했다.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별다른 이유가 없어,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냥 지은 씨 자체가 좋은 거야. 로맨틱하게 말하면, 그냥 느낌이 있어서야."
매일 돈 벌기에 바쁜 상인이 오글거리는 말을 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주민호가 주객전도하며 물었다.
"나 싫어?"
그녀는 깔끔하게 답했다.
"당연히 아니지."
"그럼 내가 지은 씨 좋아하는걸, 티 내지 말아야 해?"
애매모호했던 분위기가 갑자기 일적으로 변한 착각이 들었다.
허지은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주민호가 사장인데 내가 어떻게 사장님 일에 간섭할 수 있겠어?
주민호는 그녀를 바라보며 카리스마 넘치게 말했다.
"허지은, 당신이랑 부성훈은 잘못된 만남이었어, 잘못이었으면 수정해야 해, 하지만 부성훈이 쓰레기라고 해서 날 선택적으로 판단하면 안 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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