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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볼 일 있어?”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고남연이 불쑥 물었다. 휴대폰 너머에서 윤북진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어디야?” “집에 왔어. 이제 자려고.” 고남연이 말했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탁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최근 몇 달 동안 윤북진은 그녀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했었다. 예전에 그녀는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었다. 고남연이 전화를 끊자, 조진웅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남연아, 누구야?” “윤북진이요.” 고남연이 대답했다. “조금 전 그게 무슨 태도야? 말투는 또 어떻고. 북진이한테 조금만 예의를 차릴 수 없을까? 계속 이런다면 북진을 밖으로 밀어내는 거나 다름없어.” 윤북진은 오늘 밤 고남연과 함께 연회에 참석하지 않아, 조진웅은 속으로 많이 언짢아했다. 그런데 지금 운북진이 먼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으니, 조진웅은 고남연은 마땅히 부드럽고 자상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 말에 고남연은 머리가 지끈 아파났다. “그래서 우리 아빠를 만나게 된 거잖아요. 다른 남자들은 울지도 않던데.” “얘가, 말하는 것 좀 봐.” 이런 모습에 주정연은 두 손을 정장 바지 주머니에 넣고 피식 미소를 지었다. “어머님, 남연이는 틀린말을 하지 않았어요. 남자는 버릇이 잘못들 게 키우면 안 돼요. 자꾸 오냐오냐할 수록 남자들은 여자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거에요.” 주정연은 말을 마치고 한동안 말이 없던 고강현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죠, 아버님?” “응.” 고강현은 가볍게 대답하고 나서 고남연을 돌아보며 말했다. “너랑 북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신경 쓰지는 않겠다만, 이혼할 지경에까지 이르지 말고 빨리 아이를 낳아.” “네. 알겠습니다.” 고남연은 건성으로 대꾸하고 차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 그후, 주정연과 그녀의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 차가 호텔을 나서자마자 옆에 있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이번엔 윤경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남연아, 언제 돌아오는 거야?” “젠장. 윤북진이 내 뒷조사를 하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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