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고남연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서경백은 감탄을 자아냈다. 그녀의 넓은 아량과 마음가짐은 아무리 남자라고 해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형은 이렇게 좋은 여자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국민 베스트 와이프상을 수여할 수 있을 정도인데…’
고남연이 떠나고, 서경백이 다시 윤북진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는 여지수와 시선이 부딪히게 되었다.
여지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경백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형을 방으로 들여보낼게.”
그 말에 여지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응.”
복도 끝에 있는 작은 방, 고남연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생활은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평생 윤북진이 다른 여자와 죽도록 사랑하네 마네하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었다.
앞으로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녀도 이미 최선을 다했었다. 그런데도 엄마가 되지 못한다면 그녀도 더 이상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윤북진과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녀는 처음으로 윤북진이 이렇게 고주망태가 된 것을 보았다.
얼마나 그녀를 좋아하고, 포기하고 싶지 않았으면 윤북진이 이렇게 마음고생을 하는 것일까?
윤북진의 이런 애틋함에 고남연도 차마 화를 내지 못했다.
같은 시각, 안방에 있는 여지수는 윤북진 곁을 지키느라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
윤북진의 침실, 방 안의 공기와 물건 하나하나에 전부 윤북진의 냄새가 가득했다.
여지수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 오늘 밤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평생 로얄 빌리지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을 것이고 평생 이렇게 가까이에서 윤북진을 바라볼 수 없었을 것이다.
“윤북진.”
그녀는 오른손을 윤북진의 이마에 살짝 갖다 댔다. 그녀의 목소리는 한껏 부드러웠다.
고남연과 서경백이 윤북진이 이렇게 술에 취한 이유가 전부 자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그녀는 윤북진의 손을 꼭 마주 잡았다. 그런 여지수의 두 눈빛은 유난히 밝게 빛났다.
——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윤북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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