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윤북진은 그녀를 덤덤히 쳐다보았는데 마치 뻔뻔스럽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네가 요리한다고?”
고남연이 말했다.
"그러다가 손이라도 다치면 내가 또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해야 하잖아.”
‘어릴 적부터 상 하나 차려본 적이 없는데 뭐 할 줄 안다고?’
게다가 고남연은 이렇게 친절한 윤북진을 감당할 수 없었다.
‘정말 미안하면 아이나 낳아주지.’
윤북진이 고남연을 흘겨보자 고남연은 건성으로 대답했다.
"알겠어, 먹을게. 일단 먼저 샤워하고.”
"점심도 안 먹었으니 많이 먹을 거야. 고기도 좀 넣어줘.”
고남연은 윤북진에게 말하고 하품을 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주방에서 윤북진은 핸드폰으로 요리 영상을 보며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고남연의 본가에서 밥 먹을 때 조진영은 윤북진에게 딸의 위가 안 좋아 세 끼를 제때 챙겨주라고 했다.
그때 윤북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조진영의 말을 마음속에 새겼다.
한밤중이어서 윤북진은 복잡한 요리는 아예 포기하고 국수를 삶았다.
양념한 쇠고기를 얇게 썬 후 파, 생강, 마늘을 넣었다. 후추로 간을 하고 싶었지만 고남연의 입맛을 고려해 윤북진은 후추통을 다시 넣었다.
샤워를 마친 고남연은 핑크색 잠옷에 커다란 리본 머리띠를 두르고 내려왔다.
고남연은 팔짱을 낀 채 문에 기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윤북진을 바라보았다.
윤북진은 냄비에 다진 파를 한 움큼 뿌리고 돌아서서 국수를 담으러 갈 때, 문 앞에서 감쪽같이 자신을 주시하는 고남연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소리 좀 내, 귀신이야?”
고남연은 웃음을 머금고 팔짱을 낀 채 느릿느릿 걸어갔다.
컬을 넣은 머리는 가슴까지 내려와 걸을 때마다 흔들렸는데, 마치 선녀처럼 아름다웠다.
윤북진이 그럴듯하게 끓인 잔치국수를 보고 고남연은 엉덩이로 윤북진을 살짝 밀었다.
"물어볼 게 있어.”
윤북진은 고남연을 한 번 보고는 국수를 담으며 상대하지 않았다.
고남연은 장난스러운 얼굴로 윤북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진영의 물음에 왜 대답 안 했어.”
윤북진은 대답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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