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장
여지수는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바닥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땅이 워낙 미끄러운지 중심을 바로잡지 못해 또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윤북진은 서둘러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 그가 고남연의 곁을 지날 때, 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은 유난히 차가웠다.
이 모습에 고남연은 속으로 아이러니하게 피식 웃었다.
윤북진의 부축을 받고 일어난 여지수는 한껏 당황하여 윤북진에게 해명했다.
“북진아, 이 일은 고남연이랑은 아무 관계가 없어. 그냥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진 거야.”
여지수가 설명하지 않으면 괜찮은데, 그렇게 설명하니 오히려 고남연이 일부러 민 것처럼 보였다.
고남연은 그녀에게 느릿느릿 다가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 여지수의 표정이 아주 가련해 보였고, 그녀가 남자라면 아마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윤북진이 아직 손을 뻗기도 전에, 고남연은 여지수의 얼굴을 내던지며 그를 바라보았다.
“윤북진. 사람을 잘 숨기는 게 좋을 거야. 24시간 동안 곁에 두는 게 제일 좋겠지? 그렇지 않으면 언제라도 없어질 수 있어.”
윤북진의 마음은 조금 무거워졌다. 그는 결국 그녀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고남연, 넌 여전히 고집불통이야. 그 성격을 아직도 못 고쳤어?”
그 말에 고남연은 조용히 웃었다.
“못 고치면 안 고치면 돼. 참을 수 있으면 참고 참지 못하겠으면 그냥 참지 않으면 돼.”
고남연이 말을 마치고 돌아섰을 때, 여지수가 그녀를 도와 해명하기 시작했다.
“북진아, 고남연은 그저 너랑 입씨름하는 거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마. 남연이는 조금 전에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난 그녀가 이 목걸이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줄 알았어. 그래서 설명하려고 찾아간 거야.”
여지수의 사람을 모함하는 솜씨는 정말… 정말 대단했다.
고남연이 하정준 곁을 지날 때, 하정준은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사모님.”
그의 눈에는 동정이 들어있었다. 고남연은 금방 알아챘다.
그녀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당신은 영원히 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지 못할 거예요.’
화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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