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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장

그녀는 윤북진이 자신과 계속 싸우러 온 줄 알았는데, 사실 그는 약을 챙겨주러 온 것이었다. 게다가 다름 아닌 위약이었다. 보아하니, 고남연은 윤북진이 자신이 B시에서의 출장 상황을 조사했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심주영 사이의 일 대신, 그녀가 B시에서 몸이 아팠다는 것만 알아내게 되었다. 고남연은 침대 위의 약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고마워.” 만약 몇 달 전, 윤북진이 한밤중에 그녀에게 국수를 끓여주고, 약을 챙겨줬다면, 그녀는 아마 아주 감동했을 것이고, 한사코 아이를 낳고 싶다고 고집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별로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사랑을 표현했을 땐, 그 사랑을 소중히 여기지 않더니 상대방의 마음이 식어버렸을 때 뒤늦게 사랑 표현을 하면 그건 아무 소용이 없는 짓이었다. 게다가 윤북진은 고남연을 깊게 사랑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자신이 이 결혼에 불충실한 것에 대해 조금의 양심 가책을 느꼈을 뿐이었다. 아니, 어쩌면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나중에 고남연에게 무슨 일을 시키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윤북진은 예전에 매번 고남연을 무시하고 밖에서는 그녀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며 그녀를 매우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심지어 심주영 앞에서 심유미를 그리워하고 고남연을 무시하기까지 했었다. 심주영은 고남연은 아주 좋아해 심지어 고씨 가문에 가서 혼담을 꺼낸 적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뻔히 알면서도 윤북진은 일부러 심주영 앞에서 대놓고 그녀를 무시했었다. 그는 일부러 심주영을 자극했었다. 이 점을 고남연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상대방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끝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일부러 다른 남자를 자극해 그 남자에게 기회를 주고, 고남연을 밖으로 밀어내는 건 무슨 경우란 말인가? 윤북진은 입으로는 심주영을 신경 쓴다고 하면서 정작 그가 하는 짓은 말과는 아주 달랐다. 그는 고남연이 바람을 피우는 약점을 잡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고남연이 고맙다고 하자 윤북진도 한마디 했다. “불편한 게 있으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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