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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장

“네. 아직이에요. 그나저나 이번 출장은 조금 길어지네요? 원래는 2~3일 있다가 돌아왔는데 이번은 벌써 다샛째예요.” 윤북진은 강정숙의 말을 듣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막 침실로 들어가자마자 하정준과 통화 연결이 되었다. “하정준, 고남연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한번 알아봐.” 윤북진이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휴대폰 너머에서 하정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화를 끊고, 윤북진은 휴대폰을 옆 테이블로 휙 던져버렸다. 그날 고남연을 막으러 B 시로 간 것은 사실이었다. 심주영 때문에 기분이 확 나빠진 것도. 하지만 고남연은 그에게 설명 한마디 없이 가시 돋친 말만 하는 탓에 윤북진의 마음은 더욱 불편해졌었다. 그래서 여지수가 울면서 그에게 전화했을 때, 그는 욕실 쪽을 힐끔 쳐다보다가 차 키를 들고 바로 가버린 것이다. 고남연의 웃는 모습만 자주 봐왔던 탓에, 그는 그녀의 쌀쌀맞은 모습을 견딜 수가 없었다. 옷장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고남연의 그 화려한 잠옷을 보고 윤북진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윤북진, 아이 하나 낳자.’ ‘윤 대표, 이게 더 예뻐? 아니면 이것이 더 예뻐?’ ‘이 검은색 세트가 마음에 드는 거야? 그래, 네 요구를 만족시켜 줄게.’ ‘주영이가 돌아왔는데 너한테 시간 낭비를 왜 하겠어?’ ‘윤북진, 젠장. 아무 사람이나 결혼해도 너랑 결혼하는 것보단 훨씬 더 행복하겠어. 빨리 이혼해. 내가 다시 행복을 찾는 걸 방해하지 말고.’ 고남연이 그동안 잘해줬던 것들, 고남연의 미소, 그리고 고남연의 절정이 머릿속에 문득 떠올랐다. 순간, 윤북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쓸쓸히 옷을 들고 옷장 문을 꾹 닫았다. 샤워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왔을 때도 침실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텅 빈 것이 마치 마음속의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 조용한 방 안에 오직 그의 숨소리만 들려왔다. 2년 4개월, 천여 개의 낮과 밤 동안 고남연은 혼자 이곳에서 긴 시간을 보냈었다. 침실 안에는 몇 가지 장식품을 제외하고,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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