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하예린이 몇 번이나 나에게 설명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끝내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나는 예의 있게 술잔을 들며 말했다.
“선생님도 괜찮으시다는데, 나야 더 신경 쓸 필요 없지.”
말을 마치고 나는 고개를 숙여 술을 한 모금 마셨다.
밥 먹는 동안 내 휴대폰에 메시지가 계속해서 울렸다. 휴대폰을 꺼내 보니, 하예린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내가 걔를 데려온 건 그냥 겸사겸사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네가 불편하면 다음번엔 데려오지 않을게.]
끝까지 스크롤하자 메시지의 마지막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이따 밥 다 먹고, 우리 같이 집에 가자.]
나는 목을 가다듬고 고개를 숙인 채 답장했다.
[괜찮아. 너는 조민준이랑 같이 가. 나는 차 가져왔어.]
그 뒤 나는 하예린의 메시지를 신경 쓰지 않고 밥 먹는 데 집중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모두가 지난날을 떠올리며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있었다.
교수님은 이미 눈이 붉어질 정도로 술을 드셨고,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나에게 말했다.
“예전에 너는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던 제자였지. 네 꿈도 항상 해외로 나가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었는데, 왜 갑자기 국내에 남기로 했는지 모르겠구나.”
잠시 멈추시더니 교수님은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이제 다행히도 네가 해외로 나가게 되었으니, 드디어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구나. 선생님은 정말 기쁘다! 자, 내가 너에게 한 잔 올릴게. 가는 길 순조롭고, 앞길이 탄탄하길 바란다.”
나는 감격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이때 하예린은 마치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은 것처럼 멍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