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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친구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투덜댔다. “여자친구 생기고 나서 우리를 완전히 잊은 줄 알았잖아. 앞으로는 이러면 안 돼.”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다. “앞으로 모임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 부르면 바로 갈게.” 하예린과 사귀고 나서, 나는 하예린에게 모든 걸 맞추며 지내왔다. 일이든 생활이든 모두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갔고, 그 결과 내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는 멀어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하예린이 송금한 돈을 돌려보냈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새벽 1시였고, 불을 켜자 소파에 앉아 있는 하예린이 보였다. 순간 나는 혼란스러워졌고, 심지어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닌가 싶었다. 하예린은 술에 취한 나를 보고도 다가와 부축하지 않고, 오히려 실망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 “임진우, 너 좀 철들 수 없어? 질투 났으면 솔직하게 말하지, 이렇게 취해서 들어오면 더 한심해 보여.” 나는 머리가 어지러워 비틀거리며 식당 의자를 붙잡고 간신히 앉았다. 하예린은 내 몸에서 나는 술 냄새를 맡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나 너 술 마시는 거 싫다고 했잖아?” “나랑 조민준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 지금은 그냥 친구일 뿐이야. 너 정말 그 사람 때문에 이렇게 취할 필요는 없어.” 나는 머리를 짚으며 흐릿하게 말했다. “네가 오해하는 거야... 내가 이렇게 취한 건 단지 즐거워서 그래.” 하예린은 내 모습을 보고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이제 그만해, 이미 너한테 물러설 만큼 물러섰어. 도대체 더 뭘 원하는 거야? 내 한계를 시험하지 마. 나도 참을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어. 내가 신이라도 되는 줄 아니? 몇 번이고 네 마음대로 해주길 바라지 마.”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 심해졌다. 나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흥분하지 마. 나 먼저 잘게.” 하예린은 이를 보고 깊이 한숨을 쉬며, 화를 가라앉히고 나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이성을 짜내어 그녀를 피했다. 나는 비틀거리며 작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문밖에서 하예린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오랜만에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하예린은 말없이 TV를 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잔뜩 굳어져 있었고, 나는 그녀가 화가 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달래지 않았고, 그저 씻고 나서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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