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나는 입을 열어 말했다.
“다음 주 토요일, 비행기 표는 이미 예약해놨어.”
말을 마친 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하예린이 침묵을 깨고 말을 꺼냈다.
그녀는 나를 보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진우야, 우리 진지하게 얘기 좀 해보자. 난 정말 이런 방식으론 더 이상 못 지내겠어.”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이러는 게 뭐가 문제인데?”
하예린은 항상 나한테 좀 더 성숙하라고 했는데, 이제 내가 성숙해졌더니 왜 또 불만인 거지?
하예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혹시 조민준 때문에 너 지금 이러는 거야?”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말을 이었다.
“네가 나랑 조민준 사이의 관계를 신경 쓴다면, 너를 위해서 그 관계를 정리할게. 하지만 지금처럼 무관심하게 굴지는 말아 줄래?”
그녀의 눈빛에는 간절함과 기대가 서려 있었고, 마치 엄청난 결정을 내린 듯했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난 이제 정말 신경 쓰지 않아. 네가 누구와 친구가 되든 그건 네 자유야. 내가 간섭할 권리는 없어.”
하지만 나는 하예린이 이렇게 쉽게 그와의 관계를 끊자고 말할 줄은 전혀 몰랐다.
예전에는 내가 아무리 싸우고, 헤어지자고까지 말해도, 하예린은 조민준과의 연락을 끊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난 이미 큰 양보를 했어. 못 믿겠다면, 지금 당장 조민준한테 전화할게.”
그렇게 말하며 하예린은 휴대폰을 꺼내 조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내 앞에서 스피커폰을 눌렀다.
전화기 너머로 조민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담겨 있었다.
“예린아, 무슨 일이야? 혹시 보고 싶어서 전화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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