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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송유진은 깜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어... 설마 짐을 집까지 옮겨주시려는 건가요?” “아니면?” 송유진은 어색하게 웃으며 두 사람을 엘리베이터 쪽으로 안내했다. 그녀가 이사 온 곳은 19층이었다. 비록 건물 외관과 주변 환경은 조금 낡아 보였지만, 방 안은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작고 심플한 원룸은 그녀의 꿈과 희망을 담기엔 딱 맞는 크기였다. 하지만 키가 180cm를 훌쩍 넘는 두 남자가 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방이 갑자기 좁아진 느낌이었다. 송유진조차 그들이 서 있기만 해도 답답함을 느낄 정도였다. “유진아, 집이 너무 작은 거 아니야?” “저 혼자 사는 데 이 정도면 충분해요.” “에이, 나중에 내가 놀러 오면 불편하잖아.” 송유진은 속으로 혀를 찼다. ‘누가 초대한대?’ 그녀는 한재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집에 들어온 후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특히 그가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자, 송유진은 주성윤에게 슬며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까 연지아를 왜 때렸는지 알아요? 뭐라고 하던가요?” 주성윤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형이 너한테 얘기 안 했어?” “했죠. 연지아가 먼저 꼬셨다고요...” 하지만 송유진의 표정에는 의심이 가득했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주성윤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띠며 말했다. “뭐야? 형 말 못 믿는 거야?” “믿었으면 내가 왜 물어요? 진짜 이유가 뭐예요?” 그는 잠시 한재혁 쪽을 흘긋 보더니, 도둑이라도 된 듯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실 나도 몰라. 근데 왜 때렸을까? 그 여자가 형의 버튼을 눌러버렸나 봐...” 송유진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버튼이요?” “과민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버튼 같은 거 아닐까?” “도대체 그 버튼이 뭔데요?” “그건 네가 직접 물어봐. 난 못 물어봐. 맞을까 봐 무섭거든.” 송유진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성윤 씨도 못 물어보는데 내가 어떻게 물어봐...’ 그때 화장실에서 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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