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배도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송유진을 굶주린 늑대처럼 붉어진 눈으로 노려보았다.
“송유진, 너 정말 대단하네. 감히 날 가지고 놀아?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하준식은 그의 말에 깜짝 놀라 재빨리 앞으로 나섰다. 그는 두 손으로 배도현의 팔을 붙잡으며 진정시키려 애썼다.
“야, 너 어젯밤 술 덜 깬 거 아니야? 그만해. 화 좀 가라앉히고 천천히 얘기하자.”
그러면서 송유진을 향해 슬쩍 눈짓하며 빠르게 나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송유진은 잠시 멈칫했지만,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배도현이 주의를 돌린 틈을 타 서둘러 밖으로 달려 나갔다.
“송유진! 감히 도망가?!”
“하준식, 당장 이거 놔!”
배도현의 분노 섞인 고함이 등 뒤에서 들려왔지만, 송유진은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단숨에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갔다.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비로소 정신이 조금씩 돌아왔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들어간 그녀는 벤치에 앉아 가라앉지 않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진짜 미쳤어. 하준식이 안 왔으면 진짜 그 집에서 못 나왔을 거야.’
그녀는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천천히 내려다봤다. 그 순간,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직 숨을 고르지 못한 채 전화를 받자, 소다해의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뭐야? 왜 이렇게 숨이 가빠? 설마 무슨 내가 방해한 거 아니지?”
송유진은 한숨을 쉬며 대꾸했다.
“방해는 무슨... 헛소리하지 마.”
“아니, 숨소리가 헉헉거려서. 설마 배도현이랑 화해한 거야? 그래서 아침부터 달아오른 거야?”
그녀는 눈을 질끈 감으며 속으로 혀를 찼다.
‘다해는 대체 머릿속에 뭘 생각하고 사는 걸까.’
“열정적이긴 했어...”
그녀의 대답에 소다해는 병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진짜?! 너 배도현이랑 다시 잘된 거야?”
송유진은 어이없다는 듯 입꼬리를 실룩이며 말했다.
“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
소다해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그래 보여.”
“야, 우리 친구 계속할 수 있을까?”
소다해는 낄낄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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