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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작년에 어머니가 치료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로즈랜드를 헐값에 팔았는데, 이렇게 돌아서 다시 여기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12억.” “16억.” “로즈랜드, 16억 한 번.” “20억.” 가격이 계속 오르자, 송유진은 무릎 위에 올려 둔 손을 점점 더 꽉 쥐었다. 원래 혼자 삐쳐 있던 한재혁은 그녀의 달라진 분위기를 눈치채고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 “너 왜 그래?” 송유진은 손에 힘을 풀었다. 그리고 그저 한재혁을 힐끗 볼 뿐 말이 없었다. 그걸 본 한재혁은 말투가 다시 차가워졌다. “예의 없는 애네. 오빠가 말하는데 대꾸도 안 해?” 송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한재혁은 그녀 눈가가 살짝 빨개진 걸 알아챘다. 세상 무서운 게 없어 보이는 그도 애가 우는 건 질색이었다. 수도꼭지가 한 번 열리면 닫기 어려우니까. “왜 울어. 울지 마. 오늘 메이크업 예쁘게 했는데 번지면 안 되지.” 송유진은 코를 훌쩍였다. “안 울었어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작게 덧붙였다. “그리고 저 어린애 아니에요.” 한재혁은 괜히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저거 때문에 우는 거야?” 송유진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아빠가 저한테 선물한 걸 엄마가 팔아버렸거든요.” 한재혁은 짧게 침묵하다가 시선을 무대 쪽으로 돌렸다. 그러더니 곧장 곁에 있던 경매 패들을 송유진 손에 쥐여 주고 가볍게 들어 올렸다. “30억.” 송유진은 눈이 둥그레졌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재혁을 바라봤다. “지,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저 돈 없어요.” 그가 대답하기 전에 옆에서 주성윤이 조용히 거들었다. “재혁이 형은 돈 많아. 팍팍 써, 걱정하지 말고.” “로즈랜드, 30억 한 번... 두 번...” 경매사의 목소리가 막 이어지려는데 등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40억.” 사람들이 술렁였고 송유진은 몸이 굳었다. 돌아보니 배도현이었다. 그는 살짝 턱을 치켜들고 꼭 낙찰받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배도현이 왜 저걸 사려고 하지?’ 예전에 그에게 로즈랜드 얘기를 한번 한 적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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