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휴대폰은 두 번 울리고 곧바로 끊겼다. 상대방이 아예 차단해 버린 게 분명했다.
송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사실 지원우를 처음 봤을 때부터 별로 인상이 좋지 않았다. 첫 만남에 소다해 몰래 연락처를 달라고 한 인간이니 믿음이 안 갔던 것이다. 지금 보니 그는 무책임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돈 물어주기 싫어도 다친 여자친구를 칼같이 차단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 거기다 다해는 입원까지 했는데... 무서워도 빈말 정도는 해야지. 도망이 웬 말이야.’
“다해야, 걔는 네가 재벌이라는 거 몰라?”
이를 제외한 다른 가능성은 떠오르지 않았다.
소다해는 몸을 살짝 움츠렸다.
“아마 모를걸.”
지원우와 만나면서 그녀는 가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게다가 그녀는 다른 금수저 친구들처럼 명품을 주렁주렁 걸치고 다니지도 않았다. 좋아하는 물건이라면 싼 것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소다해다.
지원우의 형편이 좋은 축이 아니라는 건 소다해도 알았다. 솔직히 외적인 걸 빼고는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좋았다. 어차피 돈이라면 차고 넘치니 금전적으로 도와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헤어지자고 말할 용기도 없었는지, 그녀가 기절해 있을 때 도망가 버릴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역시 어린 남자는 젊다는 것밖에는 장점이 없었다.
갈수록 소다해는 화가 치밀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마. 네가 늘 말했잖아. 다음 남자는 더 좋을 거라고.”
송유진이 달래자 소다해는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그래도 내가 꽤 좋아했단 말이야.”
송유진이 그녀의 이마를 꾹꾹 누르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너 언제부터 이렇게 연애에 빠져 살았어?”
그때 병실 문 쪽에서 거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오늘 재수가 없는지 집에서 나가자마자 사고가 났어. 아니, 형 데리러 가다가 사고가 났다니까? 나보다 119를 부르는 게 훨씬 빨랐을 거야. 됐고, 날 친 자식부터 만나봐야겠어. 내 새 채 작살난 그 자식 감옥에 처넣는다에 내 손목을 건다!”
남자의 험악한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실 문이 쾅 하고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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