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9장 엔딩 5
한수호가 거의 맞춤 제작했다고 해도 믿을 법한 혼례복을 입고 나온 순간 이서아는 3년 동안 명품 라인 담당자로 있은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품 라인 담당자로 있으면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오트 쿠튀르와 기성복을 만졌기에 치수에 대한 이해가 꽤 깊은 편이었다. 특히 이번 주에 한수호와 여러 번 밀접한 스킨십을 한 뒤로 한수호의 치수를 손으로 알아낼 수 있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신랑과 신부의 눈이 오랫동안 울어서 토끼처럼 부어올랐다는 것이었다. 만반의 준비를 한 김하나가 가방에 넣어둔 안약이 두 사람을 살렸다.
“자, 자, 자. 한 방울씩 눈에 넣어요. 충혈을 완화하는 안약이에요. 결혼식에서 너무 울어서 못 생겨질까봐 준비했는데 두 사람이 먼저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안약을 넣으니 눈이 너무 시원했고 핏줄도 빨리 내려갔다.
“됐어요. 이제 완벽해요.”
이서아와 한수호가 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 소파에 정소라가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정소라에게 차를 올렸다. 정소라가 차를 마시더니 한수호에게 말했다.
“나는 한수호 씨를 모르지만 한수호 씨 아버지는 알아요.”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집념을 버리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섰죠. 이미 죽은 사람이니 그가 한 일들은 덮어두기로 해요.”
한수호는 앞에 앉아 있는 정소라가 고준석의 아내였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한웅이 중태에 빠져 있을 때 한웅과 고준석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수호도 알게 되었다. 그때 정소라는 고준석을 마음에 두고 있어 한웅을 거절했고 한웅은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늘 고준석을 이기려고만 했다.
한수호가 입을 열었다.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드리겠습니다.”
정소라가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내게 사과할 필요는 없지만 설아를 고생시킨다면 백번 천번 사과해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요. 나를 건드린 사람은 불을 질러서라도 죽인다는 거, 나는 말한 대로 하는 사람이에요.”
한수호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서아를 저버리는 일 절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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