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1장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할게
“...”
한수호는 자신이 꿈을 꾸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품 안에 있는 이서아는 허상이 아니었고 그녀에게서 풍기는 알코올 향도 모두 실제였다.
이서아의 두 눈은 술 때문에 잔뜩 풀어져 있었고 평소처럼 벽을 치며 그를 거부하지도 않았다.
긴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하나 질끈 묶은 탓에 옆으로 삐져나온 몇 가닥의 옆머리가 그녀의 볼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그 모습이 또 섹시해 보여 한수호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는 한 번도 그녀를 욕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마음이 간질거리며 마음이 동했다.
하지만 오늘의 그녀는 너무나도 이상했다.
이서아는 이렇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와 입술을 부딪칠 여자가 아니었다. 게다가 술까지 마신 뒤에 이러는 건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한수호는 그녀가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겨 충동적이 됐다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이서아의 술버릇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아무리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셔도 한 번도 필름이 끊긴 적이 없었고 술을 마시고 한 말이나 행동은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대로 그녀와 잠자리를 한다고 해도 다음 날 아침 술 먹은 그녀를 덮쳤다는 오해를 받을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한수호는 그녀를 욕망하는 것 이상으로 그녀가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는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두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며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무척이나 다정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서아는 그와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안 할 거예요?”
“...”
한수호는 이대로 입술을 부딪치고 싶은 걸 애써 참으며 계속해서 물었다.
“낮에 회사 주차장에서 봤을 때만 해도 멀쩡했잖아. 네가 퇴근 후에 마트로 가는 것도 봤어.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할 거예요 말 거예요? 폐뿐만 아니라 이제는 다른 곳까지 문제가 생겼어요?”
이서아의 말에 한수호는 눈을 질끈 감더니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한번 물었다.
“너 뭐 알게 된 거야? 정민이가 아마 오늘 돌아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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