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5장 통증

노정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한수호가 퇴근하길 기다렸다가 같이 시즌으로 가서 한잔하기로 했다. 당연히 노정민은 술을 마시고 한수호는 생수만 마셨다. 두 사람은 새벽 한 시에 헤어졌고 노정민은 집으로 돌아왔다.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거실 불이 꺼져 있어 이미 자는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오고 나서야 이서아가 거실 모퉁이에 설치한 테이블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머리 위로 불이 켜져 있었는데 마침 테이블을 환하게 비출 수 있었다. 노정민이 그쪽으로 다가가 물었다. “아직도 안 잔 거예요?” “하론에서 서류가 날아왔는데 내일 정우 씨가 필요하다고 할 것 같아서 빨리 끝내놓으려고요.” 샤워를 마친 이서아는 생얼이었다. 얼굴은 잡티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하얬다. 오래 봐야 하는 서류라 까만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도도함이 살짝 걷히고 유식함이 돋보였다. “정민 씨를 정말 많이 걱정하네요.” 노정민이 코웃음 치더니 소파로 가서 벌러덩 드러누웠다. 이서아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민 씨도 걱정해 줄까요?” 노정민이 눈을 지그시 감고는 혀를 끌끌 찼다. “말해요. 또 뭐 시키게요? 매번 걱정한다고 하면 나 부려 먹으려는 거잖아요.” “오지성이 온천 호텔을 하나 개업했어요. 그 호텔 무조건 문제 있어요. 지영 씨와 강철 씨를 보내서 조사해 봤는데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일단 방향이라도 잡을 수 있게 정보라도 모아줘요. 그러다가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쪽으로 몰두하게요.” 노정민이 물었다. “노동에 대한 보수는요?” “제때 계좌에 넣어줄게요.” 노정민은 이서아를 위해 일하면서 한 번도 무료로 해준 적은 없었다. 이서아는 부탁할 게 있을 때마다 보수를 지급했다. 노정민이 소파에서 일어나 엎드린 자세로 바꾸며 물었다. “손이 많이 갈 것 같아서 돈을 더 받아야겠는데요?” 이서아는 이런 부분에서는 늘 통이 컸다. “그래요. 얼마면 돼요?” “음...” 노정민이 입꼬리를 올렸다. “잔치 국수 한 그릇으로 하죠.” 이서아는 어이가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