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0장 불청객

이서아가 미소와 함께 답했다. “맞아요. 대부분 기존 집에 있던 것들이에요.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망가진 것들은 원래의 것대로 맞춤 제작했죠.” 임정우의 목소리는 약간 낮아졌다 “그럴 필요는 없어.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망가진 건 망가진 거야. 억지로 남겨두면 슬픔만 더할 뿐이야.” 이서아는 그의 말이 너무 냉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두 그릇의 면을 준비하며 말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나에게 부모님은 아주 낯설어요. 그분들의 성격, 성향, 심지어 키와 외모조차도 전혀 몰라요.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만 조금씩 들을 수 있었지만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부모님을 위대하게 묘사해도 나는 실감할 수 없죠.” “하지만 이 집에는 그분들의 생활 흔적이 있잖아요. 가끔 벽에 난 흔적이나 테이블의 흠집을 만지면 그분들의 체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그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임정우는 그 자리에 서서 조용히 듣고 있다가 짧게 ‘그렇구나.’ 라고 대답했다. 그는 오늘 밤 유난히 말수가 적었다. 그는 생각에 잠긴 듯 창가로 걸어가서 잠시 골똘히 생각하다가 몸을 숙였다. 면은 금방 완성이 되었다. 이서아는 두 그릇을 덜어 면이 조금 식게 식탁에 올려놓았다. 임정우는 여전히 창가에 웅크리고 있었고 이서아는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해서 다가갔다. “뭘 그렇게 보고...” 이서아의 말이 다 끝내기도 전에 실내의 불이 갑자기 꺼졌다. 이서아는 멈칫하다가 저택이 낡았기 때문에 전압이 불안정하여 전기가 나갔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어느 방향에서 이상한 기척이 들려왔다. 마치 누군가가 빠르게 지나가는 듯했다. 이서아는 즉시 몸을 꼿꼿하게 세우고 경계했다. 임정우 역시 그 소리를 들었다. 여전히 웅크리고 있던 그는 일어나지 않고 어딘가에서 단검을 꺼냈다. 두 사람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 없었다. 갑자기 식탁 쪽에서 소리가 났고 이서아는 재빨리 그쪽을 바라보았다. 밖에서 들어오는 어둑한 빛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