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3장 절취

그 사람은 바로 임정우였다. 렉스틴 하론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기 나타난 것이다. 이서아도 모르고 있었으니 다른 사람도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수호는 임정우를 보자마자 이를 악물었고 표정도 섬뜩할 정도로 차가워졋다. 임정우가 낯은 익은데 누군지 모르겠다고 하던 하객도 그제야 알아챘다는 표정으로 감탄했다. “아, 맞다. 기억났어. 저 사람 임정우잖아. 해외에서 지내는 임승환 대표의 아들. 3년 전에 파티에서 본 적 있어.” 다른 하객들도 임정우를 본 적은 없지만 임정우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임승환 대표의 작은아들이라고? 그러면 로피 그룹을 물려받은 크리스 씨 아니야?” “맞아. 그 사람이야. 근데 왜 한 대표님과 대치하는 거지? 3년 전 그 파티에서도 싸울 뻔했는데 임승환 대표님이 말렸지. 그때는 여자관계로 얽혀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객들이 점점 몰려들자 이서아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신하윤의 결혼식에서 너무 소란을 피워 주인공보다 더 이목을 끌기도 싫어서 한수호를 참아줬던 건데 결국 이렇게 되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한수호와 고설아만 해도 용산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사람들이라 같이 있으면 시선을 끌기 마련이었는데 지금은 임정우까지 더해졌다. 임정우도 오늘 까만 슈트를 입고 있었다. 한수호 못지않게 잘빠진 체격의 소유자였지만 한수호와는 완전히 다른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한수호는 차가우면서도 무정해 보였지만 임정우는 가슴 앞에 달린 동백처럼 깔끔하면서도 우아했고 과하지 않은 세련미가 돋보였다. 임정우도 성격이 덤덤한 편이었지만 칼처럼 위협적이진 않았다. 이서아는 아무리 짜증이 나도 임정우의 갈색 눈동자만 보면 차분해졌다. 임정우가 입을 열었다. “서아야, 이리 와.” 이서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임정우에게로 몸을 돌렸지만 한수호가 한쪽 손을 잡고 있어 임정우에게 가까이 다가가긴 힘들었다. 임정우가 이를 힐끔 보더니 온화하게 말했다. “한 대표, 내 약혼녀와 더 추고 싶은 건 알겠는데 동의를 얻어야 할 거 아니야. 우리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