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4장 그렇게 매정하게 굴어야 해요?

한수호의 눈빛이 살짝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이고는 맞잡은 두 손을 보며 잠깐 멈칫하더니 손을 놓아줬다. 이내 한수호도 술병을 들어 자기 잔에 반 잔 정도 따르더니 잔을 손에 들고 이서아에게 당부했다. “장난으로 한 말 아니야.” 이서아가 말했다. “그래요? 한 대표님은 내가 걱정되는 거예요? 아니면 오지성을 걱정하는 거예요?” 한수호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네가 보기에는?” 한수호가 오히려 되물었다. 이서아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한수호와 마주 앉아 있었다. 한수호의 눈동자는 마치 어둠의 장막처럼 까맸다. 그냥 아무렇게나 물은 건지 아니면 그녀가 대답하기를 기대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굳이 말할 필요가 있겠어요?” 이서아가 웃었다. “유지호를 잃었는데 오지성까지 잃으면 한 대표님도 마음이 많이 불편하겠죠. 그저께 신 대표님과 두 시간 온라인으로 미팅하지 않았나요?” 한수호가 멈칫하더니 물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이서아가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말했다. “컴퓨터를 잘하는 친구가 있는데 시간 날 때마다 한 대표님의 방어 시스템을 뚫는 걸 도전하고 있어요. 음... 보안 레벨이 높아서 그런지 친구도 한 시간 넘게 걸려서야 해킹하는 데 성공했어요.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미팅이 끝나는 바람에 뭐 별 내용은 못 들었어요.” 유지호에게 일이 터지자 한수호와 신강우는 바로 연락해 대응 방안을 토론했다. 이서아는 엿듣고 싶었지만 다들 보안 시스템이 들어간 인터넷을 사용했기에 잠입하기가 힘들었다. 이서아도 더는 시도하기가 귀찮아 아예 한수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것도 일종의 도발이었다. “내게 물으면 바로 알려줬을 텐데 번거롭게 왜 그랬어? 그리고 별 얘기 안 했어.. 그냥...” 이서아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쉿 하고 소리를 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느라 노력할 필요 없어요.” “내가 한 말이 지어낸 거라고 어떻게 확신해?” 이서아는 돌려서 얘기하는게 싫어 차갑게 쏘아붙였다. “화제가 너무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