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2장 덜떨어진 한수호

한수호는 차를 두 대 끌고 왔다. 하나는 밴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단이었다. 한수호는 강소현에게 세단으로 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강소현은 전에 사촌 오빠인 한수호가 너무 도도해 결혼은 글러 먹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너무 굽신거려서 결혼하기에 글렀다고 생각했다. “소현아.” 한수호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강소현이 불만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그 덜떨어진 표정은 뭐예요.” 그러더니 발을 쾅쾅 구르며 세단으로 향했다. 한수호는 이서아와 따로 밴에 올라탔다. 강소현은 자리에 앉자마자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씩씩거렸다. 하은영이 말했다. “아가씨, 고설아 씨 때문이라면 화푸세요.” 강소현이 멈칫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이서아 때문에 화난 게 아니에요. 그냥 오빠가 너무 몸을 막 다루니까 그렇죠. 이서아를 빼내는 게 어렵지도 않은데 하 비서님이 와도 되고 내가 와도 되잖아요. 한씨 가문 이름을 걸고 왔는데 경찰서에서 체면을 봐주지 않을 리가 없는데 왜 굳이 눈보라를 뚫으며 직접 오겠다고 고집을 부리는지 이해가 안 돼서 그래요.” 더 죽겠는 건 이서아가 한수호의 마음을 전혀 몰라준다는 것이었다. 하은영이 하려던 말을 꿀꺽 삼켰다. 두 사람 사이는 자초지종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서아만 탓해서 될 관계가 아니었다. 강소현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암 덩어리가 더 커졌다죠?” 하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는 수술하려고 해도 수치가 잘 안 나와서 못 했는데 이제는 할 수 있다네요. 근데 대표님이 안 하겠다고 할 것 같아요.” 강소현이 다급하게 물었다. “왜요? 이런 일을 왜 미루면 안 되는데.” 하은영이 앞에 선 밴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 밴은 널찍했고 테이블과 의자도 있었다. 이서아는 작은 소파에 앉아 만둣국을 먹으려고 포장을 뜯었다. 파기름이 동동 뜬 만둣국의 향기가 이서아의 코끝을 가득 메웠다. 배고픈 느낌이 없었는데 만둣국을 마주하니 점점 배고파지는 것 같기도 했다. 국을 한술 떠보니 맛이 괜찮았다. 맞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