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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장 거들떠 보지도 않다

사건에 집중하던 이서아가 이를 듣고는 멈칫했다. ‘용산에 돌아온 건가?’ 3일 전 피를 토해낼 것처럼 기침하며 당장이라도 응급실에 실려 갈 것 같던 한수호가 이렇게 빨리 회복하고 태성에서 용산으로 날아왔다는 게 신기했다. 경찰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이서아만 취조실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갔다. 이서아는 아예 눈을 지그시 감고 사건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달이 그녀가 날린 한 방에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뼈는 인체에서 제일 단단한 뼈였다. 뒤통수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는 하나 전문적인 살수가 아닌 이상 그렇게 정확하고 매섭게 공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서아가 수달을 죽인 게 맞다 해도 그런 상황에서는 정당방위라고 해야 맞았다. 정당방위는 무죄였다. 한 15분쯤 지나 경찰이 다시 취조실로 들어왔다. “이서아 씨, 집으로 가도 좋습니다.” 이서아가 눈을 떴다. 약간 의외였다. 증거가 ‘충분’했기에 경찰서에 적어도 24시간은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경찰이 보충했다. “하지만 사건이 밝혀지기 전에는 용산을 떠날 수 없습니다.” 이서아가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물었다. “한수호 씨 덕분인가요?”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서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취조실에서 나와 경찰서를 나섰다. 한수호의 차가 경찰서 앞에 세워져 있었다. 하늘에서 내린 눈이 차를 하얀색으로 단장해 줬다. 이서아가 나오자 한수호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이서아는 한수호와 2, 3미터 떨어진 계단에 서 있었다. 가로등 불빛이 한수호의 그림자를 길게 비춰줬다. 이서아가 한수호를 힐끔 쳐다봤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어 쪘는지 말랐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전히 훤칠했다. 안색은 태성 병원에 있을 때보다 살짝 좋아진 것 같았다. 의외인 건 강소현이 한수호를 따라왔다는 것이었다. 이서아가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계단을 내려와 한수호의 그림자를 밟으며 그쪽으로 걸어갔다. “태성 병원에 입원해 있는 거 아니었어요?” 한수호는 이서아의 옷차림새가 단정하고 표정이 태연해 보이자 고생은 하지 않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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