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9장 그는 알고 있다

‘찰싹!’ 하는 소리가 맑게 울렸다. 하은영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고 한수호의 경호원들은 모두 한수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즉시 앞으로 나섰다. 김지영은 이서아와 한수호가 단둘이 있는 것을 불안해하며 어떻게든 병원에 왔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는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이서아의 뒤로 가서 경계하며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양쪽 사람들은 갑자기 대치 상태가 되었다. 한수호의 원래 창백한 얼굴에 갑작스러운 붉은 기운이 나타났다. 그는 조용히 이서아를 바라보며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 이서아는 차갑게 말했다. “한 대표님에게 나한테 손대지 말라고 경고했었고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도 했었죠. 기억력이 나쁘다면 이 한 대의 뺨이 깊은 인상을 남기길 바랄게요.” 한수호는 그녀가 뺨을 때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물었다. “너는 정말로 내가 왜 그곳에 그 집을 샀는지 기억하지 못해?” 이서아는 무표정하고 감정이 없는 얼굴로 답했다. “기억 안 나요.” 한수호는 그녀의 눈빛에 떠오른 극심한 거부감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그녀의 부정을 믿지 않았다. “넌 분명히 기억하고 있어.” “그 당시 우리가 함께 모네의 전시회를 관람했을 때 ‘롱프로르의 눈 내리는 날의 마차'라는 그림을 보았지. 너는 조기 은퇴하면 눈이 내리는 작은 마을에서 벽난로가 있는 작은 집을 사서 살겠다고 했어. 아침에는 눈이 내려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에 깨어나고 오후에는 눈을 보며 차를 끓이고 심심하면 스키를 타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겠다고 했잖아. 넌 세상이 하얗게 덮이는 것을 좋아했어. 그런 삶을 10년 동안 살아도 질리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너의 그 말 때문에 난 3년 전에 태성에 왔어. 실험실을 시찰하기 위해서였고 너의 상상을 충족시키는 집을 찾기 위해서였지. 그 복층 주택은 원래 주인이 있었지만 나는 세 배의 가격을 주고 그걸 샀어.” 한수호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는 정말로 너와 함께 휴가를 보내고 싶었어.” 그렇다. 이서아는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