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3장 유지호

유지호는 고개를 저으며 과일을 다 먹고 나서 2층으로 올라가 아기 방에서 연이와 놀았다. 정유리는 이상하게 눈꺼풀이 심하게 떨린다고 생각하며 핸드폰을 집어 들고 인터넷에 유성 그룹을 검색했다. 곧 많은 게시물이 쏟아졌고 모두 유성 그룹이 폭락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몇 개의 게시물을 대충 훑어보았고 간단히 말해서 유성 그룹의 자금망에 문제가 생겨 현재 그룹이 위태롭다는 내용이었다. 정유리는 핸드폰을 꼭 쥐고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갔다. 연이는 오후에 낮잠을 잤기 때문에 지금은 전혀 졸리지 않고 활발하게 놀고 있었다. 유지호는 연이를 안고 ‘두더지 잡기' 놀이를 했다. 장난감 기계의 12칸의 구멍에서 무작위로 한 칸에 두더쥐가 튀어나오면 그는 연이의 손을 잡고 작은 망치로 그것을 때렸다. “아이구! 못 맞췄네! 다시 해보자. 이거 때려! 맞췄다! 연이가 최고야.” 깔깔 웃으며 즐겁게 노는 연이를 보며 정유리는 유지호가 아이를 상관도 하지 않을 줄 알았지 이토록 아이를 좋아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정유리는 그들을 방해하지 않고 샤워를 하러 안방으로 들어갔다. 옷장을 열어 잠옷을 가지려던 그녀는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수납장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정유리는 질서가 아주 정연한 사람으로서 계절이 지난 옷들은 잘 개어서 벌레 퇴치 약과 함께 수납장에 넣어 벌레나 먼지가 들어가지 못하게 뚜껑을 닫아놓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그 수납장은 누군가 열어본 것처럼 뚜껑이 열려져 있었다. 정유리는 얼른 안쪽으로 손을 넣었고 이내 차고 딱딱한 돌과 같은 것들이 만져졌다. 그것들을 꺼내어 본 정유리는 깜짝 놀랐다. 돌이 아니라 금이었다. 벽돌 크기의 금이었는데 묵직한 것이 아마 3키로는 되는 것 같았다. 정유리는 머리가 잠시 혼란스러웠다. 이 물건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아예 수납장 안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꺼내어 보았고 다섯 개의 금을 발견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유지호가 오늘 밤에 이 집은 이미 그녀의 명의로 되어 있다고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