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5장 한 대표님 너무 비굴해

이서아는 그의 말이 거슬린다고 생각되어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한수호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 헹궜으니 와서 먹어.” 이서아는 그제야 그가 밀키트에서 음식을 꺼내 유리 그릇에 따로 담아 헹궈서 매운맛을 줄인 것을 알았다. “이제 그렇게 맵지 않을 거야. 내가 우유도 데워줄게 우유도 매운맛을 줄여줘.” 이서아는 그를 바라보았다. 한수호는 세심한 사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배려심 있는 사람은 더욱 아니었다. 그는 상위자이며 회사의 오너인 동시에 대기업의 후계자로서 음식이 짜거나 싱겁거나 기름지거나 차가우면 먹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그가 이서아를 위해 한 끼 식사를 어떻게든 준비하려 하고 있었다. 이서아는 소파로 돌아가며 말했다. “한 대표님이 이렇게 배려하니까 좀 무섭네요.” 한수호는 음식을 그녀의 앞에 놓으며 말했다. “내가 너한테 빚진 게 많으니 너에게 잘해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이서아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아하. 옷 한 벌 빌려주고 음식 헹궈주고 우유 데워주면 그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고 보상해주는 건가요?” 그녀는 비꼬는 말투로 말했고 한수호는 반문했다. “그럼 네가 원하는 게 뭐야? 말만 해.” 이서아는 그가 또 무슨 속임수를 쓰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서 사용하지 않은 일회용 젓가락을 집어 들고 그의 턱을 들어올렸다. “한 대표님, 그렇게 비굴하게 굴지 마세요. 한수호답지 않아요.” 한수호는 피하지 않고 말했다. “그럼 네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데?” “대표님은 말이죠...” 이서아의 젓가락은 그의 턱에서 목젖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그 행동에는 어떤 애정도 없이 차갑고 냉소적인 태도만 있었다. “대표님은 본인을 따르는 자만이 번창하고 거스르는 자들은 망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잖아요. 대표님이 거절하는 건 당연하지만 상대가 먼저 떠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고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하고요. 그 사람의 최후가 어떻게 되든 그건 본인과 상관 없는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