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5장 엎어버린 식탁보
이서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한 대표님은 예전 그대로네요.”
3년 전에 장부를 위해 이강석과 진영자를 죽이더니 3년 후에는 일단 감정 어린 호소로 밑밥을 쫙 깔았지만 결국에는 장부를 얻어내는 게 진짜 목적이었다.
이서아의 입꼬리는 위로 살짝 올라갔지만 눈동자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마치 이틀 전 용산에 내리던 겨울비처럼 온도가 없었다.
한수호는 이서아의 날카로운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싫어?”
“싫은 건 아니에요.”
이서아가 은으로 만든 수저를 들며 그릇에 담긴 사골국을 저었다.
“근데 지금 그 장부를 찾는 게 늦었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이서아가 숟가락으로 그릇 모서리를 두 번 두드렸다.
띵. 띵.
마치 경고의 종소리 같았다.
“장부가 내 손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진작에 카피했죠. 복사본이든 스캔본이든 전자 파일이든 다 가지고 있어요. 카피를 얼마나 했는지도 모르겠네. 내가 그 장부를 넘긴다 해도 내 손에는 증거가 남아 있어요. 재판까지 간다고 해도 여전히 증거 자료로 제출할 수 있다고요. 지금 그 장부를 달라고 하는 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아니에요?”
한수호는 말이 없었다. 이서아가 사골국을 한술 떠서 입가로 가져가 호호 불었다.
“뭐 알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그때 내 양부모님을 그렇게 모질게 죽인 거잖아요. 막내를 그렇게 애타게 찾은 것도 뿌리까지 뽑아버리려는 수단인 거 알아요. 언니도 오랫동안 감시하다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살려둔 거고.”
“죽은 사람의 입이 제일 무겁다는 건 다 아니까요.”
이서윤의 목숨을 살려두긴 했지만 이서윤의 남편은 스타그룹 자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이서윤의 딸도 유씨 가문에서 투자한 유치원을 다니고 있었다. 목숨만 살려뒀지 사실 신변을 꽉 잡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건 김은실이 이서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한수호 손에 꽉 잡힌 이서윤을 설득해 모든 걸 포기하고 한수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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