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9장 보고싶어서
이서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한 대표님, 어떻게 들어오신 거죠? 문 앞에 지키고 있던 사람들은요?”
한수호는 넌지시 말했다.
“지금쯤 같은 업종 사람들끼리 실력을 겨루고 있을 거야.”
이서아는 비꼬듯 말했다.
“보아하니 제 사람들이 실력이 부족했나 보군요. 그게 아니었다면 한 대표님이 이렇게 안으로 들어오진 못했을 테니까요.”
한수호는 아무 말 없이 제사상에서 향 세 개를 집어 들어 등불에 향을 붙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서아의 눈빛은 서서히 차가워졌다.
한수호는 향로에 향을 꽂고 이진태와 진영자의 영정 사진 앞에서 세 번 절을 올렸다. 그런데 그 순간 이서아는 그 향들을 모두 뽑아 바닥에 던져 버렸다.
한수호는 잠시 멈칫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김은실에게 영감을 얻으셨나요? 살인자가 피해자의 영정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구는 쾌감이라도 즐기려는 건가요?”
한수호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저 애도를 표하고 싶었을 뿐이야. 네가 싫다면 안 할게. 이분들은 네 양부모님이잖아. 나한테 그런 잔인한 마음은 없어.”
이서아는 입꼬리를 비틀었다.
“들리는 말로는 한 대표님이 어젯밤부터 날 만나려고 하셨다던데, 지금 이곳 봉천진까지 쫓아온 이유가 뭔가요?”
이서아는 등불과 촛불 옆에 서 있었다. 따스한 빛이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한수호는 그런 그녀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2년 7개월이 지났고 그녀는 이제 29세에 불과했다. 당연히 나이가 들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원래 차갑고 각진 눈매는 더욱 날카롭고 두려움 없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마치 이미 칼날을 다 갈아 놓은 칼처럼 살짝만 닿아도 베일 것 같았다.
한수호는 낮게 말했다.
“별다른 일은 없어. 그저 몇 년 만에 너를 보고 싶어서야.”
“어째서인지 한 대표님의 그 애틋한 감정이 난 전혀 의외로 느껴지지 않네요.”
이서아가 웃었다.
“아마 예전에도 그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겠죠. 그게 한 대표님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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