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7장 그 여자는 어디에 있지?

한수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상인들은 이익에 따라 모이고 또 이익에 따라 흩어지는 법이었다. 이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런 뻔한 일로 다투는 것은 결국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그래서 유 대표님은 로피 그룹과의 협력 말고도 당장 사성 그룹의 주가를 회복시킬 방법이 있나요?” 물론 없었다. 유지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화면을 위로 넘겼다. 오늘 있었던 한씨 가문의 일은 실시간 검색어를 완전히 장악했다. 그야말로 전례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오늘의 진정한 승자를 꼽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한수호일 것이다. 가장 직관적인 증거는 스타 그룹과 사성 그룹의 실시간 주가였다. 몇 시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변하다가 결국 장 마감 시점에는 128%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추락했던 한수호의 이미지와 평판도 완전히 뒤바뀌었다. 한수호는 더 이상 계모를 괴롭히는 짐승보다 못한 자식이 아니라 계모에 의해 하마터면 살해 누명을 쓰고 평생 재기할 수 없을 뻔한 상황에 놓인 불쌍한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심지어 그의 친아버지마저 악독한 계모에게 살해당했다. 한수호가 동쪽 응접실에서 계모를 지목하며 나왔을 때 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이는 분명 한웅이 사망한 진짜 이유를 알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원래부터 남 일에 관심이 많다. 더구나 이번처럼 역사상 유례없는 생중계 대소동은 최소 열흘이나 보름은 인터넷에서 뜨겁게 달궈지지 않고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이슈가 높아질수록 사성 그룹에도 이로웠다. 모두가 상상할 수 있다시피 앞으로 사성 그룹과 로피 그룹의 협력이 공개되면 주식시장이 다시금 열광할 게 분명했다. 유지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로피 그룹과의 계약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이자 혹한 속 장작이나 다름없었다. 유지호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전 그냥 이서아 씨가 우리에게 몰래 함정을 파놓을까 봐 걱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