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0장 결혼식

라엘 그룹 회장은 외출했다가 금방 가든으로 돌아왔다. 한수호와 그 일행이 도착해 결혼식장을 둘러보고 있다는 말에 예의를 차리기 위해 직접 나와서 인사하고는 식사를 위해 본채로 안내했다. 식사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유지호가 아무 뜻 아니라는 듯 물었다. “테미스 아가씨는 왜 식사를 함께하지 않는 거죠?” “테미스는 친구가 와서 친구와 식사하고 있어요.” 유지호는 한수호를 힐끔 쳐다봤지만 한수호는 그저 와인을 한모금 홀짝이자 웃으며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밥을 먹고 집사는 세 사람을 게스트룸으로 안내했다. 집사가 가자마자 유지호와 신강우는 한수호의 방으로 찾아왔다. 렉스틴의 겨울은 온도가 고작 5도였지만 방마다 난로가 있었기에 매우 따듯했다. 한수호는 외투와 목도리를 벗고 까만 스웨터만 입고 있었다. 스웨터 색깔 때문인지 한수호는 어딘가 수척해진 것 같았다. “내가 차가운 물에 차를 담가 먹는 걸 어떻게 아나 했네. 그때 내 비서로 있으면서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차가운 물로 담근 차를 가져다줬었거든요. 전에 쓰던 비서 외에 차를 제일 잘 만드는 사람이 이서아 씨였어요.” 유지호에게서 이미 들었는지 신강우의 말투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유지호가 눈꺼풀을 들었다. “사적인 감정이라면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데 정말 살아있다면 우리가 매우 번거로워질 거예요. 라엘과 협력한 프로젝트가 사성 그룹 이익의 70%를 차지하는데 테미스가 이서아라면 라엘이 사성 그룹과 협력하는 걸 두고 보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갑자기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잃어버리면 사성 그룹이 위태로워질 거예요.” 신강우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모르죠. 아까 몰래 조사해 봤는데 집사 말도 다 믿을 건 못 되더라고요.” “믿을만한 구석이라면 라엘이 솔로몬 가문과 정략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솔로몬 가문이 요구한 사람은 라엘의 딸이었대요. 만약 친조카를 딸로 삼으면 친조카의 부모님이 라엘의 재산을 넘볼 수도 있으니까 아무 백도 없는 고아를 딸로 삼은 거죠. 그러면 걱정할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