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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장 나와 손잡겠다고요?

이서아가 차갑게 말했다. “충동은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어요. 이민정과 권미애를 처단하는 것으로 조금은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하마터면 여진수 씨도 잡혀들어갈 뻔했어요. 아버지가 여진수 씨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이민정이 임신한 아이를 죽이고 얼굴까지 그었으니 기분이 오죽하겠어요? 그래도 핏줄이라 꾹 참았는데 한 번만 더 사고 치면 절대 구해줄 리 없어요. 그리고 권미애는요.” 김지영이 보충했다. “권 변호사님은 접대를 싫어해서 권씨 가문의 인맥은 권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이 유지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권미애의 아들을 잡아서 권미애를 괴롭히면 어떡해요? 우리 아가씨가 미리 손 써두지 않았으면 일이 엄청 번거로워졌을지도 몰라요.” 여진수가 몸을 돌리더니 이서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오지성의 계획은 이민정과 권미애의 손을 빌려 소혜 씨 뱃속의 아이를 지우고 당신과 이혼하게 하는 거였어요. 그러면 원하던 대로 소혜 씨를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승관이 급발진하는 바람에 이런 결과를 가져온 거예요.” 이서아가 약간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여진수 씨까지 옥살이하면 누가 소혜 씨를 지키겠어요? 오지성을 찾아간다 해도 할 수 있는 게 뭔데요? 쥐어팰 거예요, 아니면 죽여버릴 거예요? 그런 인간쓰레기를 위해 자기 미래까지 거는 건 너무 밑지는 장사 아닌가요?” 여진수가 혀끝으로 볼 안쪽을 쓸더니 비아냥댔다. “그러는 이서아 씨는요? 죽은 척하고 도망갈 때는 언제고 왜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 이런 말을 해주는 거예요? 목적이 뭐죠? 이 비서님. 아니, 로피 가문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나?” 이서아가 앞으로 성큼 다가갔다. “나도 오지성에게 갚아야 할 원수가 있는데 여진수 씨도 마찬가지잖아요. 우리 손 잡는 건 어때요?” 여진수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나와 손잡겠다고요?” 대화는 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 밤이 늦어지고 바다에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해서야 여진수는 부두에서 빠져나갔다. 이서아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였다. “버논 선생님은 내가 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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