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4장 다툼
밖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권소혜였다.
배가 많이 부른 권소혜는 낮은 신발을 신고 서 있었지만 전혀 연약해 보이지 않았다. 권소혜는 여명진이 들인 첩들이 난감해질 때까지 자리에 서서 가만히 쳐다만 봤다.
여진수가 멈칫하더니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그쪽으로 걸어갔다.
“여보.”
여씨 저택은 인테리어 스타일도 채광도 좋았다. 여진수가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고는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안 오겠다던 권소혜가 이렇게 와주자 얼굴에 웃음이 살짝 번졌다.
권소혜는 헤벌쭉 웃으며 걸어오는 여진수를 보고 뭔가 집에서 기르는 시바견이 주인을 보고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진수가 권소혜를 부축하며 또한번 불렀다.
“여보.”
권소혜가 입을 앙다물더니 말했다.
“응.”
식탁에 앉은 사람들은 그제야 반응했다. 주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소혜야, 왔어?”
권소혜가 인사했다.
“어머님, 아버님.”
“그래.”
주희도 얼른 권소혜를 부축하며 시어머니의 열정과 우대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권소혜는 여진수와 결혼하고 처음 여씨 저택을 방문했지만 딱히 격식 있게 차려입지는 않고 평소처럼 편안한 차림이었다.
네모난 옷깃에 연한 자줏빛의 원피스가 권소혜의 목에서 가슴까지의 피부를 더 하얗게 비춰줬다. 주름 하나 잡히지 않은 원피스는 핏이 좋았고 아래에는 하얀 신발을 맞춰 신었다.
대범하면서도 편안했고 힘을 주어 꾸민 듯한 느낌이 없었다.
권소혜가 식탁으로 가서 앉자 처와 첩의 신경전에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여명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혜야, 왔으면 얼른 앉아서 밥 먹자. 네가 온다고 했으면 기다렸을 텐데 진수가 아무 말이 없어서 먼저 먹으려던 참이었어. 요리가 갓 올라와서 아직 젓가락도 안 댔는데 입에 맞는지 보고 안 맞으면 주방에 다시 준비하라고 할게.”
“오전에 로펌에서 중요한 당사자를 만나야 하는데 언제 끝날지 몰라서 일단은 못 오겠다고 한 거예요. 얘기가 끝나고 보니까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혼자 왔어요.”
권소혜는 차가운 성격에 가끔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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