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그녀를 내보내다

한수호는 결국 여진수의 제안을 채택하지 않았다. 그저 술만 마시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갔다. 여진수는 바로 시즌에서 뻗었다. 한수호는 더럽다며 웨이터더러 차를 운전해 스카이 별장까지 가자고 했다. 한수호도 취기가 많이 올라온 상태라 걸음걸이가 비틀거렸다. 웨이터가 그를 위층까지 부축해 주었다. 한수호는 혼자 소파로 걸어가 반쯤 누운 채로 앉더니 손가락으로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웨이터는 자리를 비웠다가 한수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책임을 피하지 못할까 봐 주저하다가 이렇게 물었다. “한 대표님? 대표님, 혹시 도우미 아주머니 불러드릴까요? 아니면 숙취해소제가 어딨는지 아세요? 제가 가져다드릴게요.” 짜증이 난 한수호가 핸드폰을 웨이터에게 던져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서아한테 전화해서 오라고 해.” 웨이터가 정신을 가다듬고 연락처에서 이서아라는 이름을 찾아내 전화를 걸었다. 처음 건 전화는 받는 사람이 없었다. 이미 새벽 두 시가 다 된 시간이라 아마 잠든 것 같았다. 웨이터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신호음이 거의 끊길 때쯤 전화가 통했다. 수화기 너머로 금방 잠에서 깬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웨이터가 얼른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이서아 씨죠? 다름이 아니라 한 대표님이 취하셨어요. 지금 스카이 별장인데 한 대표님이 이쪽으로 오라고 하시네요.” 이서아가 멈칫하더니 핸드폰을 귀에서 떼며 화면을 확인했다. 한수호가 맞았다. 단잠에서 깬 이서아는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습관적으로 받은 것이었다. 이서아는 약 1분간 아무 말도 없이 침묵했다. 웨이터가 다시 이서아를 불렀다. “이서아 씨, 아직 듣고 계세요?” 이내 전화가 뚝 끊겼다. 깜짝 놀란 웨이터가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 들릴 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웨이터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침을 꿀꺽 삼키고는 버벅거렸다. “저기... 한... 한 대표님, 이서아씨 별로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한수호가 눈을 치켜뜨더니 차가운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