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장 오늘 밤에 여기서 자

그제야 한수호는 시선을 거두며 돼지갈비찜을 이서아 앞으로 밀었다. “너 어제 맛있게 먹었잖아? 그래서 그냥 그대로 하라고 했어.” 그 말은 한수호가 이서아를 위해 주문한 것이지 자신을 먹을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서아는 입술을 깨물고 국그릇을 들었다. “우리가 거래를 한 건 맞지만 그래도 대표님께 감사해요.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우리 엄마가 이렇게 순조롭게 수술을 받지 못했을 거예요.” 그러자 한수호가 말했다. “내가 산 음식을 먹으며 고맙다고 말하게?” 이서아는 다급히 말했다. “나중에 제가 밥 한 번 살게요.” 한수호는 이서아를 흘끗 보고 같이 국그릇을 들어서 건배했다. “알았어. 기억하고 있을게.” ... 저녁 식사 후 이서아는 식탁을 치우고 그릇을 싱크대로 가져가서 설거지했다. 설거지를 하면서 어떻게 한수호에게 진영자를 만나러 병원에 가겠다고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 생각을 정리하고 주방에서 나왔을 때 한수호는 거실에 없었고 서재의 불이 켜져 있었다. 그냥 나갈 수가 없어서 한수호를 찾으러 서재에 갔다. 한수호는 책상 앞에 앉아 블루투스 헤드셋을 끼고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 스피커에서 영어가 흘러나오는데 아마 회의 중인 것 같았다. 이서아는 기뻤다. 한수호가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자 이서아는 문을 가리키며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수호는 헤드셋을 벗고 말했다. “먼저 자.” 그렇게 말한 후 한수호는 더 이상 이서아를 보지 않았다. “...” 이서아는 잠시 서 있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침실로 향했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 이서윤에게 메시지를 보내 아직 병원에 있느냐고 물었다. 이서윤이 답장했다. [하 비서님이 우리한테 병원에서 기다릴 필요 없다고 하던데. 어차피 무슨 일이 생기면 의사가 알려줄 거라고 해서 집에 왔어.] 뒤에 한 마디 덧붙였다. [율이가 나를 찾기도 했고.] 이서아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알았어요.] 이서윤이 또 문자를 보냈다.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제 좀 쉬어.] 그러자 이서아는 답장을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