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장 고추 알레르기

한수호는 담담하게 말했다. “설사 돌발 상황이 일어난다고 해도 의사 선생님이랑 간호사들이 있는데 해결하지 못하겠어? 네가 거기 있는다 해도 뭘 할 수 있는데?” 이서아는 한수호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고 스카이 별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한편, 백인하는 차를 몰고 스카이 별장에 왔는데 멀리서 한수호의 차가 별장 앞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다가가려고 했다. 그런데 곧 백인하는 이서아가 차에서 내려 한수호와 함께 별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백인하는 당황해서 얼어붙었고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런!’ ... 침실에서 한수호는 옷장을 열고 훑어보더니 이서아가 예전에 입었던 잠옷을 하나 꺼내 그녀에게 던져 주었다. “가서 씻어.” 그러고는 휴대폰을 챙기고 방을 나섰다. 이서아는 옷장 앞에 선 채로 옷을 꽉 쥐고 있었다. 조금 전에 진영자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벗어나자 맞아 또 다른 불안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수술도 끝났으니 한수호는 이서아에게서 마땅한 대가를 받으려고 하니 이서아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침실의 창문을 열려 있었고 먹구름이 도시의 하늘을 꽉 채웠다. 습하고 찬 바람이 불어 들어와 이서아의 옷 사이로 파고들었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서아는 문득 무언가가 생각난 듯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에 한수호가 그녀를 데리고 집에서 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이튿 날 한수호가 먼저 일어나서 무심코 파란색 시트에 있는 빨간 흔적을 보고는 놀랐다가 자신이 너무 격렬하게 몰아붙여서 이서아를 다치게 한 줄 알고 그녀의 다리 사이를 확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이서아는 눈을 번쩍 뜨고 무슨 상황인지 확인한 다음에야 갑자기 자신이 생리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때 스카이 별장에 생리대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배달을 부탁했었다... 이서아는 그때 다 못 쓴 나머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옷장을 뒤져 봤는데 역시나 남아 있었다. 이서아는 그제야 표정이 풀리며 생리대 하나를 챙기고 다시 긴 팔 긴 바지의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