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마셔
팔이 잡힌 이서아는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소인혁의 반짝이는 두 눈과 딱 마주쳤다.
“전화에서 들리는 음악이랑 여기 음악이 똑같아서 여기 있을 줄 알았어요. 왜 거짓말해요?”
이서아는 아무 말 없이 입술을 깨물었다.
김하나가 이쪽에서 고객을 만나고 있었는데 취했다고 데리러 와줄 수 있냐고 이서아에게 문자를 보냈다. 김하나는 웬만해서는 이런 부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되어 바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김하나가 방 번호를 얘기하지 않아 답장을 기다리던 중에 소인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서아는 소인혁에게 설명하기 귀찮아서 집에 친척이 왔다고 대충 둘러댔는데... 결국 솔직하게 얘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친구를 기다리고 있어요.”
조금 전까지 집에서 친척을 대접하고 있다고 했다가 지금은 또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여 소인혁은 이서아가 아예 거절하지 못하도록 시즌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오늘은 외부인은 없고 친구들끼리 모임인데 뭘 그렇게 쑥스러워해요. 우리가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수호 형도 여기 있어요.”
이서아는 아무 말이 없었다.
소인혁은 정말 눈치가 꽝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이서아와 한수호의 관계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어도 일반적이진 않았다는 걸 알기에 이렇게 강제적으로 한 자리에 끌어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백인하까지 동행한 자리에서는 더욱더.
백인하는 하얀 원피스 차림으로 한수호 옆에 얌전하게 앉아있었다. 이런 술자리에서 잘 어울리지 못해 한수호에게 더 의지하는 것 같았다.
이서아와 눈이 마주친 백인하는 한수호의 팔짱을 더 꽉 꼈다.
이서아는 두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두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감정이라는 건 텍스트를 삭제하는 것처럼 Ctrl와 A를 누르고 엔터 키를 누른다고 해서 전부 삭제되는 게 아니라 과정이 필요했다.
하여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백인하가 한수호의 옆에 앉은 걸 본 순간 이서아는 한수호의 친구들을 처음 만났던 그 날이 떠올랐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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