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장 고집

노정민은 주용진의 집을 떠나 병원으로 갔다. 마침 복도에서 상처를 다시 꿰매고 간호사에게 떠밀려 병실로 돌아온 한수호를 만났다. 안승원이 병상 옆에서 한수호와 무슨 말을 하고 있는데 노정민이 바로 인사했다. “수호 형, 승원 형.” 가까이 다가가 한수호의 안색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형 이렇게 많이 다쳤어? 그럼 내가 너무 봐줬네.” “봐주다니?” 안승원은 물어보더니 바로 깨달았다. “너 주용진 찾아갔어?” “응, 양화리 일은 내가 이미 해결했어.” 노정민은 하은영에게 계약서를 건네주며 입꼬리를 올렸다. “오늘 저녁 이사 갈 거야.” 안승원은 호기심에 물었다. “어떻게 한 거야?” “아무것도 안 했어. 그저 나한테 무릎 꿇으라고 했는데?” 그들은 이미 병실 입구에 도착했고 안에 있는 이서아가 그들의 말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한발 늦었어. 주용진 한쪽 다리가 이미 부러졌더라고. 누가 손을 썼는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다리가 부러진 주용진이 그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노정민은 학대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주용진이 괜히 ‘깔끔하게’계약서에 사인하고 야밤에 이사를 한다고 한 게 아니었다. 간호사는 한수호의 병상을 밀고 병실로 들어갔고 이서아를 본 노정민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머, 우리 이 비서님도 수호 형이랑 같은 병실에 계셨어요? 비서님도 다쳤어요? 어디? 많이 다쳤어요?” 이서아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대답하지 않았다. 한편, 노정민은 그녀의 무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지난번 류 대표님 일 때문에 아직도 화났어요? 내가 대신 뺨을 한 대 맞았는데 그것도 모자라요?” 이서아는 확실히 그가 지난번에 그녀를 개처럼 훈련시킨 일로 인해 반감을 품었다. 그리고 후에 김하나의 일도 있었다. 노정민도 이를 눈치챘는지 한마디 보탰다. “아니면 지난번 비서님 친구 영상 퍼진 일 때문에?” “그건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당시 그 일이 있은 지 이틀 후에 수호 형이 갑자기 생각나서 나더러 영상 삭제하라고 해서 삭제했어요. 내 밑에 있던 부하 녀석 한 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