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장 내 몸에 손대지 마요

이서아는 약을 흡입한 상황에서 그때 일을 생각하니 반응이 더 거세게 나타났다. 그녀는 흐릿한 눈빛을 하며 자기도 모르게 한수호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한수호의 표정은 그야말로 싸늘했다. 만약 마침 술집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구하러 오지 않았다면 지금 약의 작용하에 다른 사람에게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운 눈빛을 한 그는 그녀의 목을 위로 잡아 머리를 들게 했다. 정욕으로 가득 찬 그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려고 했다. ‘확실히 정신이 멀쩡할 때보다는 재밌네.’ 경멸이 깃든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한수호를 보며 이서아는 역겨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그의 장난감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끝내 이성이 본능을 이겨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수호를 밀어냈다. “내 몸에 손대지 마요!” 한수호는 그녀에게 바짝 붙었다. 이서아의 뒤에는 벽이라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었다. 게다가 다리가 후들거려 더 도망가기 힘들었다. “얼굴이 이렇게 빨간데 나보고 손대지 말라고?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데?” 한수호가 알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 “신강인? 너 버리고 가던데? 네가 선택한 남자는 널 신경 쓰지도 않아. 임정우? 아마 아직도 수원에 있겠지. 지금 당신이 당한 일을 알기나 할까?” 머릿속이 복잡한 이서아는 그저 두 손으로 그를 밀어낼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몸은 본능에 이끌려 자꾸 그를 안으려고 했다. 한수호의 말이 잘 들리지도 않아 그저 단어 한두 개만 포착해 중얼중얼 반복했다. “임정우.” ‘임정우는 왜?’ 가만히 있었으면 모를까, 그녀의 말을 들은 한수호는 코웃음을 쳤다. “임정우를 찾고 싶어? 아쉽게도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은 나야.” 한수호는 임정우가 그녀의 방에 간 걸 직접 목격했었다. 이미 이틀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만 생각하면 한수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서아를 몰래 지켜보겠다 이거지? 좋아. 오늘도 제대로 지켜봤나 모르겠네.’ 한수호는 이서아의 볼을 꼬집었다. 이서아는 무슨 말을 내뱉기도 전에 한수호는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