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장 약을 흡입했다

두 남자는 문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키 큰 남자가 말했다. “여기서 저년을 지켜보고 있어. 내가 가서 형님을 불러올게. 잘 지켜봐, 절대 도망가게 하지 말고.” 키 작은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저년이 어떻게 도망가겠어. 그리고 그 약을 흡입했으니 아마 지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걸?” “최면제를 뿌린 게 아니었어?” “그날 밤 숲에서 잡아먹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잖아. 그게 좀 아쉬웠거든.” “그런 약을 쓴 거야?” “그래. 얼른 가봐. 너 오면 우리 다시 들어가자고. 어차피 형님도 몸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말을 안 했잖아. 우리 제대로 즐기자고.” 키 큰 남자는 턱을 만지작거리다가 다급하게 자리를 떴다. 키 작은 남자는 벌써 이서아를 품에 안을 생각에 침을 꿀꺽 삼켰다. 갑자기 룸 안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자 키 작은 남자는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 보니 바닥에 흩어져 있는 끈만 보일 뿐 사람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그는 깜짝 놀라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뭐지? 어디 간 거야?’ 이서아는 바로 문 뒤에 숨어 있었다. 그가 문을 연 틈을 타 바로 뛰어나갔다. 문을 쾅 닫고 열쇠로 문을 잠근 다음 뒤돌아보지도 않고 곧장 미친 듯이 달렸다. 이서아는 달려야만 했다! 이곳을 떠나야 했다! 이서아의 머릿속에는 도망치는 생각뿐이라 그녀는 복도를 질주했다. 하지만 운동은 약이 온몸에 퍼지는 속도를 올리는지 벌써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서아는 뒤를 확인했다. 상대는 따라오지 않은 걸 확인하고서 다시 앞쪽을 바라봤다. 그녀가 앞뒤를 돌아본 탓인지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아 그녀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 이서아는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휴대폰은 두 남자에게 뺏겼다. ‘다른 동료들은 떠났는지... 아직 안 떠났겠지? 지금 가장 안전한 건 그들을 찾아가는 것인데. 앞으로 가. 앞으로 가... 이서아는 벽을 짚고 일어나려 했지만 두 다리가 덜덜 떨렸고 숨도 점점 가빠졌다. 어렴풋이 멀리서